부산시는 갑작스러운 피해를 막기 위해 급경사지와 산사태 위험지역을 설정해 정기적으로 관리한다.

급경사지는 도로 및 주거지와 인접한 부분으로 인위적으로 형성된 지역을 지칭한다. 높이 5ｍ 이상, 경사각도 34도의 인공 비탈면이나 높이 50ｍ 이상, 경사각도 34도 이상인 자연 비탈면이 급경사지로 분류된다.

시는 총 704개소의 급경사지를 재해위험도 평가 결과에 따라 A부터 E등급으로 매겨 현황을 파악하고, 지자체별로 관리한다. A~C등급은 일반관리지역으로 총 695개소가 설정돼 일상적인 점검이 이뤄진다. 반면 D·E등급인 붕괴위험지역은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구·군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수시로 순찰하는 등 주의 깊은 관찰 활동이 필요하다. 사유지의 경우 구청 담당자뿐 아니라 토지 소유자, 도로변 급경사지의 경우 도로 관리기관에서도 최종 책임을 진다.

부산의 붕괴위험지역은 총 9개소로 C 등급 중 1곳(영도구 청학동)과 D등급 6곳(사하구 구평동, 사하구 하단동, 영도구 청학동, 사하구 다대동, 강서구 눌차동, 서구 암남동) E등급 2곳(영도구 청학동 2)이다. 지난 2월 발생한 사하구 하단동 승학산 지역의 경우 사고 이전에는 급경사지로 지정되지 않았다. 사고 이후 D 등급을 받았고, 현재 시 차원에서 원인 규명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산사태 위험지역은 산악 지형 중 물과 토사가 섞여 흘러내릴 수 있는 토석류 위험지역과 그 외 무너짐 현상이 우려되는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나눠 지정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기초자료를 바탕해 지자체별로 현장 조사 및 지질정보 파악 작업을 거친다. 이후 조사한 내용으로 구·군별 자체 산사태 위험지역 지정위원회를 거쳐 산사태 위험지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산사태 위험지역은 A~D등급으로 나뉘는데 A·B등급이 위험지역 심의 지정 대상으로 분류된다. 조사를 거쳐 지정위원회가 지정고시하면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되고, 부결되더라도 관심 지역으로 관리한다.

부산의 산사태 위험지역은 총 250개소에 면적 88만8725㎡에 이른다. 구·군별로는 기장군이 가장 많고 넓은 44개소, 19만682㎡에 걸쳐 산사태 위험지역이 지정됐다. 이어 부산진구(34개소, 7만2865㎡) 강서구 (26개소, 9만1111㎡) 해운대구 (21개소, 4만8025㎡) 금정구 (19개소, 6만891㎡) 순으로 많다.

시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산사태 위험지역 중 절반가량인 124개소를 대상으로 사방사업을 진행했고, 향후에도 남은 126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우선 장마철인 6월 말까지 34억 원을 들여 사방댐 3곳과 계류보전 6㎞, 산지사방 5㏊, 산림유역관리 1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