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몸노인 집 수리·배관 설비·타일 등
- 농사 일 끝나고 도움 필요한 곳서 봉사
- “가진 기술로 도와주니 값어치 더 빛나”
한창섭 씨는 창녕군 장마면 유리마을에서 ‘맥가이버’로 불린다.
귀농 전 건축업을 했던 경험이 농촌으로 들어온 뒤 남다른 재능이 됐다. 한 씨가 건네는 명함을 보면 그가 고추농사를 짓는 농부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
그 대신 ‘창녕군 귀농귀촌인 재능기부단’이라는 직명이 적혔고, 그 아래로 ‘가정용 전기 배관, 설비 등 서비스’라고 소개돼 있다. 얼핏 보면 그를 농부가 아니라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자영업자로 오인하기에 충분하다.
한 씨는 “창녕군으로 귀농한 사람들 중 20여 명이 모여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해오고 있다”면서 “(저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 수리나 배관, 설비, 타일 등의 재능 기부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부산에서 건축 리모델링업을 했다. 작업 과정이나 일이 끝난 뒤 작은 하자가 생기면 그때마다 일일이 기술자를 불러 일을 맡기려고 하니 어려움이 많아 곁눈질로 배운 것들이 재능이 됐다.
한 씨는 “도시에서 식당이나 건축업을 할 때는 손님이 찾아오지 않으면 대부분 망하고 만다”며 “하지만 여기서는 농사를 짓고 난 후 남는 시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찾아가 내가 가진 기술로 봉사를 할 수 있으니 내 기술이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에서 보낸 생활이 ‘돈’을 쫓아 다니는 삶이었다면, 귀농 후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익히고 즐기는 삶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