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측 “교직원 동원 저지 고려”
- 양측 물리적 충돌 가능성 커져
동아대학교에 그려진 벽화 ‘6월항쟁도’를 둘러싸고 그림을 복원하려는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학교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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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쟁이덩굴에 가려진 동아대 6월항쟁도. |
‘동아대학교 6월항쟁도 벽화 복원사업 추진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부산 사하구 동아대 승학캠퍼스 내 6월항쟁도가 그려진 교수회관 벽면 맞은편 운동장에서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6월항쟁도 빛봄 행사’(국제신문 지난달 11일 자 10면 보도)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춤·노래 공연, 시 낭송 등으로 구성된 문화제를 진행하고 6월항쟁도 복원 관련 단체 발언과 ‘부산시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참가자들이 가위를 들고 벽화를 가린 담쟁이덩굴을 자르는 퍼포먼스다. 동아대 민주동문회 최지웅 사무국장은 “학교의 자랑스러운 시설이자 시급하게 복원돼야 할 6월항쟁도가 더는 담쟁이덩굴에 가려져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알리려는 취지다. 특히 이태춘 열사가 그려진 부분은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덩굴을 잘라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진위가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하자 학교 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학교는 일단 행사가 열리기 전까지 추진위와 계속 협의하면서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행사 당일 행동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동아대 황규홍 대외협력처장은 “담쟁이덩굴을 잘라내는 건 학교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1차적으로 구두 경고를 하고, 행사 당일 영상을 촬영하거나 교직원을 동원해 막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6월항쟁도는 부산·경남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6월항쟁 관련 벽화로 알려져 있다. 1987년 6월항쟁 당시 이태춘 열사가 성조기를 찢는 모습이 이듬해 벽화로 그려졌지만 현재는 담쟁이덩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상태다.
전국 68개 대학 민주동문회와 부산지역 3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2017년 결성한 벽화복원사업 추진위는 그해 6월항쟁 30주년을 맞아 6월항쟁도 복원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동아대 출신 윤준호(해운대구을) 국회의원이 직접 동아대 한석정 총장을 만나는 등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추진위는 각종 토론회와 1인 시위, 행정당국 면담 등을 진행했는데도 복원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학술대회에서 나온 벽화의 ‘디지털 복원’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추진위는 ‘항쟁도가 있던 자리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