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광안대교를 충돌한 러시아 선적 화물선 씨그랜드호(국제신문 지난 1일 자 9면 등 보도)는 용호부두에서 요트를 들이받은 뒤 속도를 높여 도망가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선장 S(43) 씨에게 선박교통사고 도주 혐의를 추가했다.
부산지검 해양·환경범죄전담부(이동수 부장검사)는 27일 업무상 과실 선박 파괴, 해사안전법 위반, 선박의 입출항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함께 업무상 과실 일반교통방해, 선박교통사고 도주 혐의 등을 추가해 씨그랜드호(5998t) 선장 S 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선사 법인도 해사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S 씨는 요트를 충돌한 후 음주(혈중알코올농도 0.086%)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선박의 선회 거리와 회전각을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해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 씨는 사고로 승선원 3명이 다쳤지만 조처하지 않고,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충돌하지 않았다”고 허위로 답한 뒤 도주했다. 이때 씨그랜드호는 중간 속도로 선회하려면 최소 전방 440m 거리가 필요하지만, 요트 충돌 지점에서 광안대교까지 거리는 350m에 불과해 충돌이 불가피했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찰은 조타실 항해기록장치(VDR) 분석 결과 “못 돌린다. 우리가 요트 다 박살낸다”는 대화가 나온 점, 선속 비교 그래프상 씨그랜드호가 요트와 광안대교를 충돌한 이후 전진 가속한 점, 무리하게 고속 선회 방식으로 부두를 빠져나가려 한 점 등에 비춰 S 씨가 도주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광안대교 구조물 파손은 재물손괴죄로 기소할 수 없어 수리비 28억4000만 원은 민사소송으로 청구해야 한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