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민 “공사 미루려 꼼수” 반발
지난해 입주민 자체 조사에서 기준치를 넘은 라돈이 검출돼 논란을 빚은 부산 강서구 A아파트 사태(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4일 자 6면 등 보도)가 여전히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된 내부 자재를 전면 교체하겠다던 시공사 측 약속이 아직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무리한 조건을 내세워 시간을 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A아파트 입주자모임은 시공사가 라돈이 검출된 화강암 자재를 교체하는 등 대책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전체 입주민 중 70% 동의’를 내걸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8일 A아파트 입주민과 시공사는 회의를 열어 화강암 자재를 전면 교체하거나 세라믹으로 코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이 방안 대신 아파트 내 주민복지시설을 증축하는 대안도 나왔다.
주민들은 계속해서 화강암 자재의 전면 교체를 요구해 왔지만, 시공사는 이 경우 입주민 7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입주민은 70% 동의라는 조건이 지나치다고 반발한다. A아파트 입주민 B 씨는 “보통 과반수 동의를 얻어 결정하는 게 일반적인데 70% 이상 동의를 요구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며 “시공사가 공사를 미루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시공사 측은 최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화강암 자재 교체 대신 헬스장이나 독서실 같은 주민복지시설을 지어주겠다”며 대안을 제시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입주민 70% 동의라는 조건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한 수치”라며 “시공사는 주민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강서구의회는 시공사에 빠른 조처를 촉구하기로 했다. 강서구의회 김경옥 의원은 “입주민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시공사는 적어도 화강암 전면 교체를 신청한 가구에 한해서라도 빠르게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