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 만지며 백허그 성희롱 등
- 졸업생도 가세 폭로 글 잇따라
- 교육청 조사서 100명 피해 응답
- 연루 재직교사 8명 수업서 배제
부산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공식 SNS 계정(사진)을 만들어 교사에게 성희롱 또는 성추행당했다는 제보를 쏟아내 교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은 긴급하게 조사에 나섰고, 부산시교육청은 연루 의혹을 받는 교사들을 정식으로 수사 의뢰했다.
19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엔 부산 A여고 교직원의 성폭력 사례를 제보받는 ‘A여고 미투 공론화’ 계정이 개설돼 피해를 주장하는 글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SNS 제보 글에서 일부 교사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수의 교사가 일상적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졸업생의 제보도 줄을 이어 피해 시기도 매우 광범위하다.
학생들의 SNS 제보 글을 보면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 B 학생은 “봉사활동 때 한 교사가 체육복보다 좀 짧은 반바지를 입은 학생을 보고 ‘그렇게 짧은 바지 입고 오면 할아버지들이 너를 반찬으로 오해해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학교 성직자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C 학생은 “지난해 재단 종교행사에 가는 길에서 신부님이 ‘너는 수녀 해라. 너 같은 애가 수녀 해야지 사람들이 예쁜 수녀도 있다는 걸 알지’라고 발언했다”고 제보했다. C 학생은 “평소에도 종종 예쁘다는 말을 하셨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수녀를 얼굴로 뽑는 것도 아니고 계속 얼굴을 품평하듯이 말해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졸업생 D 씨는 “체육교사가 수업시간에 나를 품에 안고 수업을 했다. 담배에 찌든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어깨동무를 했다”고 과거 경험을 얘기했다. 또 다른 졸업생 E 씨는 “2012년 한 교사가 밤 12시에 술 취한 목소리로 전화가 와서 ‘보고 싶다, 손잡고 키스하고 싶고 안고 싶다, 네가 리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시교육청은 미투 계정을 확인한 후 지난 18일 A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엔 전교생 687명 중 680명이 응답했다. 피해 학생은 100명(기명 43명, 무기명 57명)으로 조사됐다. 성희롱·성추행 연루 의혹을 받는 교사는 13명이었고, 이 가운데 5명은 다른 학교로 전출했거나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교사 1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이들 중 8명은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여고에 대한 특별 감사와 교사 징계가 이뤄질 것이며, 피해자 보호 조치와 상담 지원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여고에 대한 시교육청의 조사가 개별 상담이 아닌 기명 설문조사로 이뤄진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인다. 시교육청은 설문조사지에 학생의 실명을 적도록 해 일부 학생은 무기명으로 조사에 응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혹시나 내가 제보한 게 밝혀지면 보복당할까 두렵다. 아예 피해 사실을 적지 못한 친구들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19일 A여고 교장은 전교생을 강당에 불러 모아, 마치 단체행동을 한 학생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이 “이런 일이 외부를 통해 알려지다니 나도 섭섭하다. 주동자를 찾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A 여고 교사 성폭력 의혹 조사 결과 |
40대 |
백허그, 손잡음, 팔을 당겨 옆에 앉힘 |
30대 |
마사지해준다고 어깨·얼굴 만짐 |
30대 |
성희롱적 발언 |
40대 |
머리를 쓰다듬어 불쾌감 줌 |
40대 |
머리 짧으면 정장 입고, 머리 길면드레스 입으라고 해서 불쾌감 줌 |
30대 |
‘10파섹’이라는 말을 ‘섹파’라고 수업 중 발언 |
20대 |
여자가 레깅스 입으면 보기 싫다고 발언 |
30대 |
술 취해서 학생에게 전화함 |
60대·전출 |
여성 비하 발언 |
30대·전출 |
여성 비하 발언 |
60대·퇴직 |
가슴 쳐다봄, 체육복 허벅지 구멍 난 곳을 보여 달라고 함 |
30대·전출 |
마음만 먹으면 꼬실 수 있다고 말함 |
30대·전출 |
자신이 ‘그날’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말함 |
※자료 : 부산시교육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