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가 부산대 양산캠퍼스 내에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는 ‘시민 숲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대 측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양산시에 따르면 시는 물금신도시 내 부산대 양산캠퍼스 첨단산학단지에 조경수 780그루를 심어 숲길 2.3㎞를 조성하는 방안을 부산대와 협의 중이다.

첨단산학단지 부지 4개 면은 경사가 져 있는데, 이 부분을 평탄하게 다진 다음 3, 4ｍ 폭으로 나무를 2열로 심어 그 사이를 도심 속 산책로로 활용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나무는 시민에게 기증받고, 기증자가 직접 가꾸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시민의 방문이 잦아져 캠퍼스 내 유휴지 개발이 촉진되고, 주민과 대학 간 유대도 형성된다는 게 시의 생각이다.

그러나 부산대는 나무를 1열로 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무를 2열로 심으면 첨단산학단지 부지를 개발할 때 나무가 장애물이 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는 이달 중 조경수 기증자를 모집하고 부지 조성 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협의가 지연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부산대가 시의 계획에 난색을 표하자 양산시 새마을지회와 물금읍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물금읍 부녀회 등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부산대가 헐값에 매입한 부지 절반을 장기간 개발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데, 시민 숲길을 조성하려는 주민의 열망마저 차단한다”고 비판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