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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4> 용두산공원~부산항 북항

중구 ‘원도심 박물관’ 찍고 부산항 만끽하며 타박타박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1-10 19:58:15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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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두산 194계단·초량왜관 흔적 만난 후
- 백산기념관·‘한성 1918’ 등 둘러볼 만

- 시, 중앙대로·대교로에 횡단보도 놓아
- 사람 중심 편리한 3가지 보행로 추진

- ‘거대한 장벽’ 충장로·부산역 조차시설
- 보행 덱·철도시설 재배치로 해결 기대

이번에는 용두산공원 일원 원도심에서 재개발 사업이 한창인 부산항 북항 일대로 향하는 구간이다. 거대한 도심 박물관을 걷는 듯하다. 1950년대 피란민의 애환을 담아 고봉산이 부른 노래 ‘용두산 엘레지’로도 유명한 용두산공원, 그리고 이 일대에 있었던 조선 후기 일본 전관 거류지 초량왜관, 옷깃을 다시 여미게 되는 백산 안희제 선생, 6·25전쟁 피란민의 애환이 서린 곳이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40계단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일제강점기에 부관연락선이 오갔던, 동포들이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귀국했던 자리, 베트남전 파병 장병이 떠나고 돌아왔던 공간, 경제 성장과 원양 수산업 개척의 현장이던 부산항(북항, 남항)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된다.
   
용두산공원 부산타워에서 바라본 부산항 북항 일대. 오른쪽에 연안여객터미널이, 그 왼쪽으로는 북항 재개발 사업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용두산 엘레지, 왜관, 한성 1918

들머리는 부산 중구 광복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맞은편에서 출발해 패션 거리를 걷다 보면 용두산공원 쪽 에스컬레이터와 만난다. ‘용두산 엘레지’ 가사에 보이는 ‘일백구십사 계단’이 있던 곳. 예전에는 연인들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며 팍팍한 다리를 달래기도 했다. 에스컬레이터가 끝나면 용두산공원에 다다른다. 입구 계단 쪽에 초량왜관 터임을 알려주는 표지석과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에는 초량왜관에 관한 설명과 1783년 변박이 그린 ‘초량왜관도’가 보인다.

   
초량왜관은 ‘고관’과 직결된다. 고관은 ‘예전 왜관’이란 뜻으로, 지금의 부산 동구 수정동 수정시장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두모포왜관이다. 1607년부터 있던 두모포왜관은 1678년 용두산공원 쪽으로 옮겨진다. 이것이 초량왜관이다. 초량왜관이 1876년 근대 부산항 개항까지 존속했으니, 부산의 왜관 역사는 짧게 잡아도 270년인 셈이다. ‘조선 속의 작은 일본’으로 불리는 왜관은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일본 간 외교·무역의 유일한 공간이었다. 임란 이전에는 일본 사절이 한양으로 가 조선 국왕을 알현했지만, 임란 이후에는 달랐다. 조정은 부산포로 들어온 왜인들이 한양을 오가면서 조선에 관한 정보를 입수해 임란을 일으킨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용두산공원 부산타워에서 중앙성당 방향으로 길을 재촉한다. 대청로와 만나는 지점에 부산근대역사관이 있다. 여기서 부두 방면으로 꺾어 걷다가 좁은 골목길에서 만나는 백산기념관과 곳곳의 적산가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백산 안희제 선생을 기려 만든 백산기념관 바로 옆에는 근대건조물로 지정된 부산생활문화센터 ‘한성 1918’이 있는데, 이 건물은 1918년 옛 한성은행 부산지점이 들어섰던 ‘청자빌딩’이었다.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근대 금융도시 부산을 알리는 역사·문화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 부산역에서 걸어 부산항 가볼까

이어 부산본부세관을 거쳐 부산항 북항 일대로 향하는 길. 부산시는 용두산공원 일원 원도심과 항만구역 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구 중앙동에서 중앙대로, 대교로를 잇는 3곳에 횡단보도와 보행로를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1번 출구 근처에서 중앙대로에 횡단보도와 보행로를 신설해 대교로상 기존 육교를 건넌 뒤 부산항만공사, 수미르공원, 연안부두삼거리, 세관삼거리와 부산세관을 거쳐 연안여객터미널(제1부두) 출입구까지 가도록 하는 게 그중 하나다. 또 도시철도 중앙역 3, 7, 9번 출구에서 4번 출구 쪽으로 횡단보도를 신설하는 것과 중앙대로에서 부산세관 맞은편 쪽으로 횡단보도를 새로 놓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관건은 부산세관과 제1부두에서 옛 제3부두와 제4부두 사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충장대로(부두로) 구간이다. 해당 구간의 충장로는 왕복 10차로나 된다. 또 부산세관과 부산역 사이에는 충장로 외에도 1㎞ 가까이 되는 부산역 조차시설이 가로막고 있다. 북항 재개발 사업지역과 원도심은 철저하게 단절될 수밖에 없다.

다만 10년을 끌어온 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재배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걸어본다. 여기에는 부산역의 고속열차 전용 전환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럴 경우 조차시설을 보행 구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산항 북항과 배후 철도부지, 노후 주거지를 아우르는 통합개발 사업은 올해 중 본궤도에 오른다. 이에 발맞춰 부산항만공사는 부산역과 환승센터, 수변공원(예정), 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보행 덱 건설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장로 지하차도(중앙동~초량동 1.87㎞) 사업까지 잘 진행되면 금상첨화다.

오광수 기자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i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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