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승마업계 반발 집단행동 예고
- 국·시비 매칭 아시아송페스티벌도
- 확보한 국비 8억 반납·개최지 뺏길 판
- 정부 ‘K팝 페스티벌’ 지원 방침과 역행
부산시의회의 ‘깎고 보자’ 식 예산안 처리가 교육 현장을 혼란(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1면 등 보도)에 빠뜨린 데 이어 지역 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사업 타당성 검토도 없이 ‘형평성’을 이유로 말 산업 육성 예산을 전액 삭감해 승마업계가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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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의 한 사설 승마장에서 학생들이 승마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이승륜 기자 |
부산 기장군 민간 승마장 대표들은 18일 “지난 4년간 이어진 시의 학생 승마 체험 지원이 갑자기 중단돼 부산 유일의 아마추어 승마 메카가 고사 위기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학생 승마 체험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련법에 따라 승마 산업 육성을 위해 마사회 수익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기장군은 2015년 이 사업을 유치해 매년 학생들의 승마 체험비 70%(국비 30%, 시비 20%, 군비 20%)를 민간 승마장 2곳에 지원했다.
그 결과 올해 기장군 내 14개 초중고에서 1917명의 학생이 매달 10만 원가량의 자부담으로 승마 교육을 받았다. 장애 학생 26명의 재활 승마도 이뤄졌다. 이 밖에 부산 전역의 학생들이 방과후 활동으로 참여하고, 각 승마장 소속 선수단이 전국 단위 대회에서 상위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학생 승마 체험은 지역의 아마추어 유망주를 키우는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가 최근 지역 형평성을 이유로 시의 내년 예산 681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 남언욱 해양교통위원장은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지는 못했지만, 특정 지역에만 사업비를 주는 건 무리가 있다”고 예산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은 “다른 구는 아마추어 승마장이 거의 없는데 지역 형평성을 거론하는 건 난센스다. 시의회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을 위반하고 예산 편성권으로 전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조금법 13조는 국가 보조금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에 우선해 주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번에 시비 지원이 줄어, 기장군은 군비를 늘려 사업을 유지하거나 학부모 자부담(30%)을 배가량 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한 달에 10만 원씩 내던 교육비가 20만 원으로 오르면 아이의 체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승마업계도 “시의회가 승마 산업과 유망주 육성을 방해하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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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송페스티벌. 국제신문DB |
시의회의 아시아송페스티벌(이하 아송페) 시비 전액 삭감(국제신문 지난 14일 자 4면 보도)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제 발로 차버린 꼴이 됐다. 정부가 지난 17일 밝힌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아송페를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핵심 행사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의회의 예산 삭감 탓에 부산은 관련 지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한류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팝 페스티벌’을 내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기로 했다. 매년 10월과 5월 부산과 서울에서 열리는 아송페와 드림콘서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전 세계 75개국 90개 지역에서 예선을 진행하고, 아송페에서 본선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기간 대규모 국제회의와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꾀한다는 구상이다. 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항공·관광 연계 상품, 비자제도 개선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지원에서 부산은 제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시비 매칭 사업인 아송페를 내년에 개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국비 8억 원을 확보했지만, 시의회가 시비를 전액 삭감하면서 국비가 환수되거나 행사가 다른 도시에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태우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