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1회 사용도 못 하게 하나”
- 봉사단체 이용 허가해달라 호소
“엄동설한에 노인을 내쫓는 게 공무원의 자세냐.” “주민센터가 노인만의 공간은 아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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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무료 급식소를 찾은 이들이 급식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하주차장이 폐쇄된 모습. 밥퍼천사들 제공 |
16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부암3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지하주차장을 무료급식소로 이용하는 것을 놓고 봉사단체와 주민센터 간 공방이 벌어졌다.
무료급식 봉사단체 ‘밥퍼천사들’은 지하주차장을 계속 무료급식소로 이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주민센터 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여 분간 이어진 대화 끝에 주민센터가 임시로 주차장을 개방해 급식을 시작했고, 150여 명의 노인은 지하주차장 바닥에 앉아 끼니를 해결했다.
이날 밥퍼천사들과 부암3동 주민센터의 설명을 종합하면 주민센터는 지난 14일 주차장에 있는 무료급식 집기를 모두 철거할 것을 단체에 통보했다. 주말 비 예보가 있어 지하주차장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밥퍼천사들 대표인 권용수 목사는 “엄동설한에 비까지 예상되는 걸 알면서도 주민센터가 어르신들을 내쫓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밥퍼천사들은 매주 일요일 부암동 쌈지공원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외에서 급식을 진행하기 어려워지자 지난달 말부터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을 이용했다. 그런데 지난 9일부터 주민센터 측이 주차장 입구에 ‘일시 화재점검 중’이라는 안내판을 세우고 단체의 출입을 가로막았다.
권 목사는 “국을 따뜻하게 끓여도 금세 식어버리고, 비가 오면 빗물이 밥에 떨어져 야외 급식소 운영이 불가능하다.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민간이 하고 있는데 지원은 못 할망정 내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센터 측은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지하주차장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주민센터 앞에 인도가 없어 노인 200명 이상이 줄을 서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주말이면 주민센터 내 도서관을 찾는 주민이 많은데, 주차 공간이 없어 불편을 겪는다는 게 주민센터의 설명이다. 밥퍼천사들이 주차장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주차장을 사용하겠다는 정식 요청이 없었다. 지난 2일 단체가 무단 사용했을 때는 조리 도중 불꽃이 튄 것으로 안다”면서 “주차장 외벽에 방염 처리가 안 돼 있어 불이 나면 인근 지역까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목사는 “정식 허가 없이 이용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일대에서 주말에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는 이곳뿐이라 장소가 없으면 어르신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밥퍼천사들은 부암3동 동장 등과 만나 계속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설득할 예정이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