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민간투자법에 따른 유료도로(민자도로) 5곳 중 4곳의 재정부담액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먹는 하마’로 지목되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의 변경 협상이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데다 통행량의 증감에 따라 부담액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부산시가 제출한 2019년 예산안만 놓고 보면 내년에 시민 혈세로 유료도로에 투입되는 순수 비용보전금이 처음으로 5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부산시가 민간투자사업 재협상에 좀 더 면밀하게 접근해야 하고 부산시의회 역시 보다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민간투자법에 따른 지역 내 유료도로 중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 부산항대교는 MRG방식 등을 적용해 사업자에게 부족분을 보상해주고 있으며, 거가대로는 사업 재구조화를 완료해 비용보전방식으로 보전한다. 을숙도대교는 지난해 민간사업자와 변경실시협약을 체결, MRG를 폐지하고 요금 미인상 보전금만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 거가대로, 을숙도대교 재정부담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백양터널의 부산시 재정부담액은 2016년 29억 원에서 2017년 1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2018년 30억 원(추계), 2019년 41억 원(예산 요구액 기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산터널은 같은 기간 90억→76억→78억→88억 원으로, 거가대로는 153억→306억→265억→342억 원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거가대로는 2017년 MRG 적용 당시 미지급액(99억 원), 2019년 대체투자비( 50억 원)를 제외한 순수 비용보전금액만 보면 153억→207억→265억→292억 원으로 증가 추세가 더 뚜렷하다. 을숙도대교는 2016년 37억4000만 원에서 내년엔 44억4000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항대교는 올해 57억 원에서 내년엔 37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 재구조화 협상이 1년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구조화가 마무리되면 부담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협상 지연이 결국 혈세 투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시가 혈세로 부담하는 보전금액은 올해 473억8000만 원에서 내년에는 552억4000만 원으로 늘고, 순수 비용보전금액만 내년에 502억40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간 순수 비용보전액이 500억 원을 넘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건설행정과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수정산터널과 백양터널, 부산항대교 사업 재구조화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1년째 진전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백양터널부터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songya@kookje.co.kr

◇ 부산시 민자도로 재정부담액 (단위:원) 시설명 2016 2017 2018 (추계) 2019 (예상) 백양터널 29억 10억 30억 41억 수정산터널 90억 76억 78억 88억 거가대로 153억 306억 265억 342억 을숙도대교 37억 43억 43억 44억 부산항대교 40억 98억 57억 37억 ※자료 : 부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