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 야간근무 너무 잦다”
- 노조, 단협서 폐지 요구
- 군 “주민 호응커 수용 불가”
부산 기장군이 2010년부터 시행 중인 ‘365일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 야간군수실(이하 야간군수실)’에 2만 명 가까운 민원인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결하기 어려운 행정 문제에 대해 군수와 직접 상담하니 답답한 속이 뚫리는 것 같다”는 민원인의 호평도 나온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야간군수실의 운영을 놓고 군과 공무원 노조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군은 “주민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라며 운영을 지속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직원 복지도 신경 써야 한다”며 야간군수실을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기장군 공무원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사항의 하나로 야간군수실을 폐지하는 안을 제시해 군 집행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야간군수실은 오규석 군수의 역점 시책 사업으로, 2010년부터 줄곧 시행되고 있다. 평일에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군수가 직접 주민의 민원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생계 등의 이유로 군청 업무시간에 민원 상담을 하기 어려운 주민이 주로 찾는다. 최근까지 모두 1만9400여 명의 민원인이 야간군수실에서 상담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군은 야간군수실을 운영하면서 군수 외에 담당 국장·과장급 공무원이 배석하도록 하고 있다. 민원에 제대로 답변하기 위해 관련 부서의 6급 이하 직원이 퇴근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일이 잦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공무원 복무규정을 보면 공무원은 주 40시간 일하지만 최장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단, 공무원 수당 규정에 매달 57시간까지 초과근무 수당을 주도록 명시돼 있어 통상 월 57시간까지 연장근로가 허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의 한 직원은 “공무원도 주 40시간 근무할 권리가 있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상담 업무에 참여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군과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야간군수실을 폐지하고 군수가 낮에 민원 상담을 하는 안을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군수가 직원에게 ‘가정이 있는 저녁’을 권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정반대의 정책을 펴고 있다. 군수의 선심성 행정에 직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노조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군 자치지원팀 관계자는 “야간군수실은 정부로부터 상까지 받은 우수한 시책이다. 관련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며 “주민을 위해 야간군수실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