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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측정 117억짜리 졸속행정

원자력기술원 입찰 사업, ‘캔 뚜껑’ 따는 간단 조작에 서비스비 회당 9만 원 받아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18-11-06 20: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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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값 7만 원은 별도 책정
- 지자체 등 효율성 문제제기

“라돈 측정하려고 뚜껑 하나 여는 검사에 드는 비용이 9만 원?”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기술원)이 117억 원을 들여 ‘가구 방문 라돈 측정 서비스’를 하기로 하자 예산 사용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인다. 평소 예산이 부족해 라돈 측정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온 지자체들은 “차라리 그 돈을 우리한테 주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원은 지난달 27일 ‘해외 구매 라텍스 라돈 현장 측정 서비스’ 용역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5일 전자입찰 참가 등록을 마감했다고 6일 밝혔다. 기술원은 일선 가정을 방문해 해외에서 구매한 라텍스의 라돈 발생 수치를 측정해주는 사업을 하려고 이번 입찰을 시행했다.

입찰 과업지시서를 보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해외 구매 라텍스의 라돈 측정을 신청한 가정에 직원을 보내 라돈 수치를 측정한다. 업체가 내년 6월 30일까지 13만 가구에서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데 국비 117억 원이 투입된다.

그런데 117억 원 전액이 용역업체의 서비스 비용(9만 원×13만 가구)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효율성 문제가 불거졌다. 라돈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비교적 단순해 가구당 서비스 비용으로 9만 원을 지원하는 건 과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이 서비스 비용엔 대당 7만~8만 원가량인 1회용 라돈 측정기 ‘라듀엣’의 가격은 포함되지 않는다.

‘라듀엣’은 캔 형태의 라돈 검출 장비로, 캔 뚜껑을 따면 일정 기간 공기 중 라돈을 흡입한다. 기술원은 이후 수거된 장비를 별도로 분석해야 정확한 라돈 수치를 알 수 있다. 라듀엣의 특성상 용역 업체 직원은 서비스를 신청한 가정을 찾아 장비의 캔 뚜껑을 열어주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측정을 마친 장비를 기술원에 보내는 것도 각 가정의 몫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 업무 담당자는 “용역업체 직원이 캔 뚜껑만 따면 9만 원을 버는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또 용역 대상 품목이 해외에서 구매한 라텍스에 한정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라돈이 검출된 물품이 매트리스 생리대 대리석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이미 일부 시·도에선 라텍스를 대상으로 한 검사를 마쳤다. 많은 돈을 들인 뒷북 행정”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산시 원전안전팀 관계자는 “용역비를 전국의 17개 광역시·도에 7억~8억 원씩 나눠주면 다시 일선 시·구·군에 내려보내 1년간 관리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6개월짜리 행정 대신 더 쓰임새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기술원 측은 “우리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일 뿐이다. 정책적인 부분은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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