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 교체 공사가 지연된다는 사실을 늑장 공지한 데다 탁수 유입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상수도사업본부의 행정에 시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오전 부산 연제구 거제동 김모(33) 씨의 집. 전날 부산상수도사업본부 북부통합사무소가 노후관 개량 공사로 이날 오전 7시까지 단수조처를 내렸는데 여전히 물은 나오지 않았다. 오전 9시가 돼서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사가 오전 11시까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수도사업본부를 믿고 2시간을 더 기다렸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단수가 해제된 후인 오전 11시30분께 김 씨가 부엌 싱크대 물을 틀자 누런색의 물이 악취와 함께 쏟아졌다. 고무가 타는 냄새와 오수관에서 날 법한 악취가 뒤섞여 났다.
김 씨는 상수도사업본부에 전화를 걸어 “물에서 악취가 난다”고 알렸다. 그러자 “새 수도관 매설 후 약품 처리 영향으로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받아두면 곧 날아갈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0여 분이 지나도 녹물 같은 탁수가 계속 나오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제야 북부통합사업소 측은 현장 소장을 투입해 사정을 파악했다.
애초 북부사업소는 지난 20일 밤 10시부터 공사를 시작해 21일 오전 7시에 완료한다며 주민에게 공지했다. 하지만 수도관이 매설된 땅에 지장물 등이 많아 공사가 늦춰졌다.
게다가 단수가 종료된 뒤에는 관 내에 고인 탁수가 김 씨 집으로 흘러들어가기도 했다. 수도관 교체 후 탁수를 뽑아내는 ‘드레인’ 작업이 이뤄졌지만 김 씨 집 부근에서 탁수 제거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관 내 탁수의 잔류 가능성이 있음에도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확인 작업도 하지 않고 휘발성 높은 냄새일 뿐이라고 평가했다가 재차 불만이 접수되자 그제서야 현장 소장을 파견했다.
북부사업소 관계자는 “공사 지연에 따른 단수시간 연장은 오전 6시30분께 문자메시지로 통보했기 때문에 오전 9시에 통보받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일부 가구에 탁수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 정확한 피해 가구 수는 집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