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재단 지원금 70억 원 유죄
- 면세점 특허 대가성 인식했지만
- 의사결정의 자유 제한상황 감안
# 횡령 혐의 신격호 회장에 책임
- 롯데시네마 매점 배임 ‘유죄’
- 총수일가 공짜 급여는 ‘무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234일 만에 석방됐다. 뇌물 혐의 자체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됐으나 ‘수동적인 강요 피해자’에 가깝다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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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가 이렇게 선고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줘 뇌물공여의 책임을 엄히 묻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다른 쟁점인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책임을 지우고 신 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것이 집행유예형이 나온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최순실 씨가 지배한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뇌물로 추가 지원했다는 혐의를 1심과 똑같이 인정했다. 재판부는 “청탁의 대상인 면세점 재취득이라는 현안이 존재했고, 박 전 대통령이 현안 자체와 자신의 권한을 잘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대가성을 인식하며 7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고, 불응할 경우 기업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며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상황에서 뇌물공여 책임을 엄히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롯데 외에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한 그룹이 여럿 있었고, 대통령이 최 씨의 개인적 이익을 도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롯데그룹 측이 알지 못했던 데다 지원 전후로 면세점 정책이 롯데에 특별히 유리하게 집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도 신 회장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요죄의 피해자이면서 뇌물의 공여자라는 지위도 인정될 수 있다”면서도 “공갈·강요의 피해자가 뇌물공여죄로 기소돼 처벌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줬다는 일부 배임 혐의를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총수 일가에 공짜 급여를 지급했다는 횡령 혐의에는 1심과 달리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용인했을지언정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을 바꿨다.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서미경 씨와 채정병 전 롯데그룹 지원실장은 나란히 공범으로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배임 공범으로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역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되 상대적으로 죄책이 가볍다고 보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정철욱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 재판 주요 일지 |
2016년 11월 15일 |
검찰 , 최순실 국정농단과 면세점 특혜 의혹 신 회장 소환 조사 |
2017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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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면세점 신규 특허취득 위해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 뇌물 공여했다며 신 회장 불구속 기소 |
12월 22일 |
법원,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의혹 신 회장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신격호 징역 4년 및 벌금 35억 원, 신동주 무죄, 신영자 징역 2년, 서미경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
2018년 2월 13일 |
법원,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 뇌물공여한 혐의로 신 회장 징역 2년 6개월·추징금 70억 원 선고 법정구속 |
8월 29일 |
검찰, 신 회장에게 두 사건 합해 징역 14년, 벌금 1000억 원과 추징금 70억 원 구형. 신 회장 최후 진술에서 “저희가 요청받은 건 올림픽 선수 육성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금품 지원은 사회공헌 차원이었다고 말함 |
10월 5일 |
법원, 항소심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신 회장 구속 234일 만에 석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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