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부채의식 안고 살아온 39년…진압하면서도 속으로는 응원”

당신의 기억을 들려주세요- 전투경찰 근무 이종설 씨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8-09-16 19:04:28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곤봉과 최루탄으로 항쟁을 막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독재 타도’라는 부산시민의 외침을 응원했습니다.”

전경이었던 이종설 씨가 부마항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이종설(63) 씨는 1979년 10월 당시 전투경찰로 복무 중이었다. 동아대 건축학과(75학번)에 다니다 1977년 6월 입대했다. 동포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기 싫어 육군이 아닌 경찰에 입대했다가 부마항쟁 시위를 진압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이 씨는 진짜 부마항쟁의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국제신문의 기획시리즈를 보고, 당시 상황을 모두 털어놓겠다며 수화기를 들었다고 했다. 여태껏 항쟁 참여자가 진상조사에 참여한 경우는 많지만, 당시 전경의 진술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이 씨는 누구보다 부마항쟁의 시작과 끝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최선봉에서 시위대를 지켜봤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2기동대 소속으로, 항쟁 발발 며칠 전부터 부산대 앞에서 대기했습니다. 10월 15일 난데없이 중대장이 학교에 가스차(페퍼포그)를 대고, 최루가스를 뿌리라고 했습니다. 16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학생 시위가 내심 반가웠다. 2기동대 3분의 2가 대학생이라, 서로 말은 못 했으나 유신체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기동대 화장실에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부르던 ‘옹달샘’을 개사한 가사 ‘데모 막으러 갔다가, 데모하고 오지요’란 낙서가 있었다. 동료들과 목소리 낮춰 중얼거리듯 부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17일에 그는 본격적인 진압작전에 투입됐다. 남포동 일대에서 경찰에 저항하며 도망가는 학생들을 붙잡아 경찰서 유치장에 가뒀다. 그가 이날 생생하게 기억하는 장면이 있었다. “남포동 유나백화점 골목으로 도망가는 시위대를 쫓고 있었다. 5세, 7세로 보이는 남매가 보여 ‘시위대 어디 갔느냐’고 물었더니 작은 아이가 ‘저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러자 누나가 꿀밤을 때리며 반대쪽을 가리켰다. 당시 모든 시민이 시위대 편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씨는 부채 의식을 안고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전경도 당시 많이 다쳤고, 이에 화나 진압이 더 거세졌던 측면도 있었습니다. 곤봉에 맞아 부서져 땅에 널브러진 안경의 잔상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무겁게 남았습니다. 서슬 퍼런 권력에 맞선 부산 시민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치 문서 달라, 결재시간 적어라” 도 넘은 민원 갑질에 제동 걸었다
  2. 2“청년백수들 직접 사업 해보시라” 회사 통째 맡긴 부산 동구
  3. 3에코델타 동맥…교통개선·철새보호 지혜 모아야
  4. 4국도 5호선 거제 연초~통영 도남 연장 가시화
  5. 5실내스키장 철거 유원지 추진…시민공감이 관건
  6. 6부산부동산특위서 빠진 공무원 “박형준 의도적 교체” 공개 반발
  7. 7[뉴스 분석] 해경 폐쇄적 조직문화…집안 단속 않아 기강해이 키웠다
  8. 8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 표명
  9. 9균형발전 외친 문재인 대통령 4년, 비수도권 비명 더 커졌다
  10. 10착한 분양가·브랜드·비규제…양산에 흥행 3박자 갖춘 아파트 온다
  1. 1부산부동산특위서 빠진 공무원 “박형준 의도적 교체” 공개 반발
  2. 2이한동 전 총리 별세…여야 조문 행렬
  3. 3문재인 대통령 10일 특별연설…코로나 경제 청사진 언급 전망
  4. 4영남 잠룡들 기지개…대선 판 움직일까
  5. 5야당 ‘임노박’ 거부, 김부겸 의혹 확산…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1년 시험대
  6. 6이낙연, 광주 찍고 부산으로…영호남 쌍끌이 세몰이
  7. 7부산시정 홍보도 쌍방향으로
  8. 8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대한민국 운명 좌우한다 자세로 최선다하겠다”
  9. 9부산시가 '시다바리'? 박형준, 시정질문 데뷔전
  10. 10가덕신공항 이슈 사라진 김부겸 총리 후보 청문회…착공 늦어질라
  1. 1에코델타 동맥…교통개선·철새보호 지혜 모아야
  2. 2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 표명
  3. 3균형발전 외친 문재인 대통령 4년, 비수도권 비명 더 커졌다
  4. 4착한 분양가·브랜드·비규제…양산에 흥행 3박자 갖춘 아파트 온다
  5. 5북항감사 어떤 결과든 후폭풍…해수부 퇴로찾기 난항
  6. 6당정, 무주택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60%까지 상향 검토
  7. 7부산시 청년취업사업 18개인데…대학생 87% “지원 못 누려”
  8. 8[브리핑] 동성화인텍 LNG연료탱크 수주
  9. 9창원 상장사 분석 ‘제조업가치지수’ 첫 발표
  10. 10쌀값 오르자 막걸리값 인상
  1. 1“1년 치 문서 달라, 결재시간 적어라” 도 넘은 민원 갑질에 제동 걸었다
  2. 2“청년백수들 직접 사업 해보시라” 회사 통째 맡긴 부산 동구
  3. 3국도 5호선 거제 연초~통영 도남 연장 가시화
  4. 4실내스키장 철거 유원지 추진…시민공감이 관건
  5. 5[뉴스 분석] 해경 폐쇄적 조직문화…집안 단속 않아 기강해이 키웠다
  6. 6취임 한 달 박형준 시장 ‘잘한다’…광역자치단체장 평가 4위
  7. 7BRT공사로 옮겨심은 70살 느티나무, 1년6개월 만에 끝내 고사…10일 제거
  8. 8청년과, 나누다 2 <7> 김동우 사진작가
  9. 9부산 서구청장, 구보에 개인의혹 문제 게재 논란
  10. 10부산 코로나검사 ‘별도 진료비’ 무료화 효과
  1. 1선두와 막상막하…봄잠 깬 거인 달라졌네
  2. 2손흥민 EPL 17호 골 맛…전설 ‘차붐’과 어깨
  3. 3코로나가 앗아간 레슬링 올림픽 출전권
  4. 4아이파크 월요일 야간경기 기대되네
  5. 5양현종 3⅓이닝 8K…빅리그 짧고 굵은 선발 데뷔 ‘굿’
  6. 6조상현, 남자농구 국대 새 사령탑
  7. 7여자컬링 ‘팀 킴’ 연장 접전 끝 한일전 승리
  8. 8'고수를찾아서3' 대동류 합기유술… “칼 든 상대 제압할 땐 손목을 노려라”
  9. 99년 만에 UCL 결승 오른 첼시…“맨시티 한 판 붙자”
  10. 10토트넘서 쫓겨난 모리뉴, 보름 만에 재취업
우리은행
청년과, 나누다 2
김동우 사진작가
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백롱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
눈높이 사설 [전체보기]
로컬 크리에이터 지속 지원책 필요
도시철도, 보행편의시설 확충을
뉴스 분석 [전체보기]
해경 폐쇄적 조직문화…집안 단속 않아 기강해이 키웠다
울산 변이 급속 확산…직장·모임발 타고 부산도 전파 우려
다이제스트 [전체보기]
부처님 오신 날만 개방되는 문경 봉암사 답사 外
밀양 위양못·용연폭포·표충비각 답사 外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전체보기]
10과 12 : 나의 운명
구궁과 구성 ; 아홉 숫자로 보는 점
스토리텔링&NIE [전체보기]
불 끄면 탄소배출 줄여 지구가 살아난대요
인구 줄고 젊은 층 떠나 지역은 사라질 위기예요
신통이의 신문 읽기 [전체보기]
신문사 주장 사설도, 시민 의견 칼럼도 뉴스예요
독자 궁금증 대신 물어 전달하는 게 인터뷰예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보기]
자원봉사인 학교보안관, 잡무 떠안았다며 채용 요구 논란
해운대구의회 전국 첫 교섭단체…되레 밥그릇 싸움 키울라
이슈 추적 [전체보기]
핵심은 사라진 황금계급장·돈 출처인데…변죽만 울린 수사
편집국장단의 뉴스 클로즈업 [전체보기]
“균형발전은 헌법이 규정한 가치…가덕, 국익 차원 접근을”
포토뉴스 [전체보기]
소중한 흰목물떼새 7마리 부화
고시엔 8강 좌절한 한국계 교토국제고
오늘의 날씨- [전체보기]
오늘의 날씨- 2021년 5월 10일
오늘의 날씨- 2021년 5월 7일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