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략부서 추진단 해체
- 브랜드 인증도 1번으로 축소
- 주민센터 복지인력 충원안돼
- 시 “사업 연속성 문제없다” 해명

부산형 복지정책으로 주목받았던 다복동(다가서는 복지동) 사업이 복지 현장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를 두고 전 정권의 흔적 지우기라는 지적과 함께 복지 정책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시는 최근 다복동 사업을 전담하는 전략부서인 ‘다복동 추진단’을 해체했다고 31일 밝혔다. 다복동 사업은 서병수 전 시장의 대표 공약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시는 이 추진단을 해체하면서 지역복지팀과 고독사예방팀을 신설했다. 다복동 추진단의 업무는 지역복지팀이 맡는다. 사업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시는 현재까지 폐지된 다복동 사업은 없고 사업 연속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의 입장과 달리 구·군에서는 다복동 사업이 흔들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파다하다. 일단 ‘다복동’ 명칭이 사라지고 있다. 일례로 다복동 브랜드 인증 사업은 복지 분야 우수사례 발굴로 이름을 바꿨다. 오는 11월 초 열릴 다복동희망복지페스티벌의 명칭은 아직 다른 이름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시 지침은 없지만 다들 다복동 이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며 “다복동 브랜드 인증 사업도 애초 올해 두 번 하기로 했는데 한 번으로 축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올들어 인력 충원 계획이 없어 동 주민센터는 자연스럽게 복지 사업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다복동 사업의 핵심은 동 주민센터에 ‘맞춤형 복지팀’을 신설해 복지 전담 인력을 동마다 3명 이상 배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동으로 분류된 56개동은 여전히 복지사무장 없이 두 명의 직원이 다복동 사업을 맡고 있다. 다복동 사업이 확대됐다면 이 같은 동에도 인력이 충원됐을 것이다. 다복동 사업은 인구에 따라 권역 중심동, 기본동, 일반동으로 나눈다. 일반동에서는 저소득층이 적다는 이유로 인원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한 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현재 인력 충원 계획이 없는 걸 미뤄 보면 사업은 당연히 축소될 것”이라며 “어차피 없어질 사업이라 생각하니 현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장이 바뀌면서 복지사업의 명칭이 바뀌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복지 사업 자체가 축소된다면 이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게 일선 복지 업무 담당 공무원의 지적이다. 박민성(더불어민주당, 동래구1) 시의원은 “다복동은 광범위한 사업 성격으로 세밀한 타겟팅이 부족했다”며 “다복동 추진단 해체가 복지 축소가 아닌 복지 시스템 재정비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도 다복동 사업을 일정 부분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거돈 시장의 부산시가 추진하는 복지 사업과 중첩되는 부분은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음 달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 케어’ 사업 계획에 따라 시의 복지 사업도 개편된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