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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일 구금됐지만 후회 안 해…부마항쟁은 나의 자부심”

부산대 77학번 이진걸 씨

  • 이준영 기자
  •  |   입력 : 2018-08-30 19:24:0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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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시위를 처음 시도했다가 무산됐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꾼 힘이 됐으니까요.”

   
1979년 10월 15일 부산대 첫 시위를 기획했던 이진걸 씨.
부마항쟁은 공식적으로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역사적 항쟁의 전날 이미 부산대에서 한 차례 시위 시도가 있었다. 주도한 것은 부산항만공사 운영본부장인 이진걸(59) 씨였다. 부산대 공대 77학번이었던 그는 독재 타도를 위한 일념으로 부산대 시위를 기획했다. 비록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패했지만 서슬 퍼런 유신체제에서 이 씨의 시도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자극이 됐다. 그는 “15일 오전 9시께부터 학교 도서관과 식당 등에 전날 완성한 ‘민주선언문’을 뿌리기 시작했다. 유인물에 오전 10시 도서관 앞에서 모이자고 적고 10시10분께 도서관에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 안 되는구나 싶어 학교를 내려왔다”며 “아마 학생들이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학내에 유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린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를 시위까지 추동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1979년 4월 일어난 ‘부산대학교 자율화 민주 투쟁 선언서’가 단초가 됐다. 부산대 학생들이 유신 반대 궐기를 촉구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작성했다가 당시 그와 친하게 지냈던 의과대학생 이성동 씨 등이 구속된 사건이다. 이 씨는 “그 사건 후 유신체제에 문제가 많다고 느꼈다. 책만 봐선 해결될 것 같지 않아 그때 친했던 황선용 남성철과 시위를 모의했다”며 “당시 학내 언더서클원이었던 이호철 씨가 자신도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니 내년에 같이 하자고 했지만 이미 계획을 하고 있어 나대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시위는 비록 실패했지만 반향은 컸다. 당시 유신체제에 저항하지 않는다는 자조의 표현으로 ‘유신대학’이라는 말이 떠돌던 교내에 제대로 된 시위를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다음 날인 16일 본격적 항쟁으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 그는 “16일 오전 학교에 가니 학생들이 시위하고 있더라. 자연히 나도 합세해 시위를 하게 됐고 그것이 부산 전역과 마산으로까지 번지게 됐다”며 “그만큼 시민이 당시 상황에 많이 분노했던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39일간 구금된 그는 당시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까. 이 씨는 “후회하지 않는다. 계획할 때부터 이미 각오를 했다”며 “시민 모두 유신에 반대하는 뜻과 의지가 강했기에 되레 고마웠다. 부마항쟁은 나의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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