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속도는 빨라지고, 일반 차량 속도는 그대로였다.”
부산시가 지난 1월 중앙버스차로(BRT) 동래 내성교차로~해운대 운천삼거리 1단계 구간(8.7km)의 평균주행시간을 조사해 발표한 내용이다. 긍정적인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부산 BRT 사업은 많은 시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결국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 이후 BRT의 운명은 공론화위원회의 손에 달려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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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제신문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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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산 BRT는 부산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일까. 전국적으로 BRT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중교통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인 교통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에 적용된 BRT는 “실효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간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본지 ‘부산 도로는 왜 그럴까’ 기획 취재팀은 ‘존폐 기로에 놓인 부산 BRT의 실효성’을 따져봤다.
부산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대 BRT 1단계 구간의 버스 평균주행시간은 BRT 적용 전 38분에서 적용 후 28분으로 10분가량 단축됐다. 버스의 평균 주행 속도가 BRT 적용 전 시속 14㎞에서 적용 후 시속 18㎞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버스의 BRT 구간 이용률이다. 부산버스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1단계 구간 정류소를 모두 이용하는 시내버스 노선은 전체 40개 중 2개(31번, 200번)로, 5%에 불과했다.
BRT 구간 중 해운대 방면 편도로 2개 정류소만 통행하는 노선은 8개(38번, 42번, 46번, 49번, 50번, 110-1번, 1000번, 심야 1000번)가 전부였으며, 139번 버스는 1개 정류소만 거쳐 갔다. 이는 부산시가 자랑한 BRT 속도 개선의 혜택을 보는 승객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취재진은 BRT 구간에 속하는 두 정류장의 편도버스(승합차를 제외한 모든 버스) 통행량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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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BRT ‘동래시장’정류장(좌)과 ‘동해선 재송역’정류장(우) 퇴근 시간대 모습. 버스 노선이 가장 많은 ‘동래시장’ 정류소에 버스가 붐비고 있다. 반면 버스 노선이 가장 작은 ‘동해선 재송역’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국제신문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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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노선이 가장 많은 동래시장 정류장(18개)과 노선이 가장 적은 동해선 재송역 정류장(5개)으로, 출근 시간(오전 7시~오전 8시)과 퇴근 시간(오후 6시~오후7시) 각각 1시간 동안 비교가 이뤄졌다. 그 결과 동래시장 정류장의 버스 통행량은 평균 115대(출근 120대, 퇴근 110대)를 기록했지만 동해선 재송역 정류장의 버스 통행량은 평균 56.5대(출근 50대, 퇴근 63대)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전문가들은 시간당 버스 통행량이 적어도 100대는 넘어야 BRT의 실효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시간당 버스 150대 통행 구간을 BRT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시간당 평균 버스 통행량이 100대 미만인 동해선 재송역 정류장이 BRT 구간에 포함되는 게 적절한 지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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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IC교차로’ 중복 정류장에서 승객을 실은 한 시내버스가 3차로에서 중앙버스차로로 차선 변경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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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부산 BRT는 교차로 지역에 중복 정류소가 많아 극심한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부산 BRT의 실효성을 높이고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 노선의 개편이 필요하지만, 관련 해결책을 빠른 시일 내에 찾기는 쉽지 않다. 버스 노선 개편과 얽혀있는 도시철도·택시 사업자와 지역 상권 주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 BRT의 존폐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에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다. 다음달 말까지 위원회가 결정하지 못하면, 이후 BRT 사업의 존립이 결정돼도 전체 공사의 기한을 맞출 수 없어 이미 확보한 시비와 국비를 반납해야 한다. BRT 총 사업비는 국비 120억 원(50%) 시비 120억 원(50%)으로, 현재 운촌~중동(1.7㎞) 내성~양정(3.8㎞) 구간의 BRT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대중교통과 이상용 BRT 담당자는 “국토교통부에서 권장하는 BRT 통행량 기준은 시간당 편도 50대(승객 1000명)”라면서 “국가적인 사항인 신고리 5, 6호기의 경우에도 석 달 만에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했다. 정확한 일정은 공론화 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부산의 대중교통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도시문제연구소 최치국 특별연구원은 “부산시가 버스 준공용제를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매년 버스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10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붓는다.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에 시가 종합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틀 속에서 BRT가 검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