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신공항TF 공동보고회

- 오거돈 시장 가덕 당위성 역설

- ‘김해 확장 불가’ 합의 속 이견 노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동남권 신공항 태스크포스(TF) 공동보고회’를 개최한 21일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에 관한 청와대의 첫 언급이 나오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해공항 확장 시 발생할 소음 등 문제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울경은 청와대의 입장이 앞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해신공항 관련 청와대 첫 입장 표명

청와대는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관해서는 “입장이 없다”며 함구해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동남권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이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동남권 신공항의 운명을 가른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에게 김해공항 확장에 따를 수 있는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풀이가 엇갈린다.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김해공항 확장안을 철회할 수 있는 포석이 된다.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이 많으므로 청와대가 직접 ‘불가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모은다는 것이다. 김해신공항 불가가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런 청와대의 입장 정리는 올 연말에 발표될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지자체장들이 이날 열린 동남권 신공항 TF 부울경 공동보고회에서 ‘김해공항 확장안 불가’를 천명한 것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은 부울경지역에서 급락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호재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박근혜 정부에서 결론 난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파악해보자는 취지로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문제 조사를 지시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에는 가덕도 신공항의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가 지난 대선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안까지 아우르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미 일단락된 동남권 신공항 논란을 재점화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은 해상을 매립하는 계획이므로 지반이 약해 공항용지로서는 부적합하다는 보고서도 함께 청와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해공항 확장안에 좀 더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부울경 미묘한 견해차 속 불가 의견

이런 가운데 TF까지 꾸리면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공동 대응에 나선 부울경은 ‘김해공항 확장 불가’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으나 세부적으로는 미묘한 견해차를 보인다. 부산시는 김해신공항을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려는 계획이 확고한 반면 경남도는 김해신공항 불가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울산시는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TF까지 만들었지만 “김해공항 확장 불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이라는 한목소리를 내는 데는 지자체별 합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KTX울산역 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 신공항 TF 결과 보고회’에 참석한 세 단체장은 특별한 합의를 도출하기보다는 각자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만남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한 이날 보고회에서 세 단체장은 TF 결과를 들은 뒤 30여 분간 각자의 의견과 지자체의 입장을 개진했다. TF 결과는 김해공항 확장의 부당성과 가덕도 신공항의 당위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2년 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린 당시 용역에 대해 부실 및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필요성을 두 단체장에게 일관되게 설명했고, 김 지사도 일정 부분 수긍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철호 울산시장은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애초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송 시장은 보고회 직전 입장을 묻자 “현재 계획돼 있는 부산~울산 광역철도 조기 건설을 제의하겠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가덕도 신공항과의 ‘빅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송 시장은 전날 보고회와 관련한 국제신문 취재진의 질문에 “울산 입장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굳이 찬성할 이유도, 반대할 이유도 없다”면서 “시장 입장에선 울산에 도움되는,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뭔가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정부 입장을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방종근 김태경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