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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 같은 녹색취수장…취수구까지 녹조 덮쳐 24시간 살수 작업

낙동강 물금취수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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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조류경보 ‘경계’ 발령
- 기록적인 폭염에 녹조 더 심각
- 투명 컵에 물 퍼담자 ‘녹조라떼’
- 취수구쪽도 진녹색 찌꺼기 둥둥
- 물 뿌려 조류 밀어내 유입 막아

14일 오후 2시30분 경남 양산시 물금읍 물금취수장. 매년 반복되던 녹조는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부산시민의 먹는 물을 취수하는 물금취수장을 위협했다. 물금취수장은 마치 녹색 잔디밭 같았다. 세제 분말을 뿌려놓은 것처럼 녹색 알갱이로 가득 찬 물 속은 한 뼘 아래조차 보기 힘들 만큼 혼탁했다. 빈 물컵에 녹조를 한 움큼 퍼내자 말 그대로 ‘녹조라떼’가 만들어졌다. 이 작은 알갱이들이 바로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다. 물이 고인 취수장 가장자리에는 나뭇가지 등과 섞여 진녹색 찌꺼기도 둥둥 떠다녔다.
14일 오전 부산시의회 대강당에서 지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낙동강 수질 개선과 맑은 물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가 발족됐다. 사진은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맑은 물 확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서순용 기자
녹조가 심각해지자 물금취수장의 취수구 주변은 현재 24시간 살수 작업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식수 원수를 퍼내는 취수구까지 녹조가 덮쳤기 때문이다. 취수 과정에서 조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취수구 주변으로 화단에 물을 주듯 뿌린다. 현장에 동행한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 복원협의회 최대현 사무처장은 “취수구까지 녹조가 덮친 것은 처음 봤다”고 말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기록적인 폭염에 녹조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3일 물금·매리취수장에서 검출된 녹조가 1만 셀(cell)/㎖를 넘었다. 바로 조류 ‘경계’ 상태다. 조류경보는 남조류가 1000셀/㎖ 이상일 때는 ‘관심’, 1만 셀/㎖ 이상일 때는 ‘경계’, 100만 셀/㎖ 이상이면 ‘조류 대발생’으로 구분된다. 지난 10일엔 역대급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매리취수장은 14만7780셀/㎖, 물금취수장은 7만1640셀/㎖를 기록했다. 지난 7일까지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이다. 지난 10일 부산 전역에 소나기가 내리면서 매리 취수장(8만690셀/㎖), 물금취수장(5만2760셀/㎖)의 녹조량이 다소 줄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일 자로 낙동강에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취수원에 대한 조류 감시를 강화하고 단계별 대응 전략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경남 김해 매리취수장에는 ㎖당 최소 1만1682셀에서 최대 14만7780셀이 관찰됐다. 같은 기간 양산 물금취수장에는 ㎖당 6858셀에서 최대 8만8200셀이 발생했다. 상수도본부는 경계 단계가 발령된 지난 1일부터 2단계 대응전략인 ▷수돗물 냄새 및 조류독소 물질 제거 위해 이산화탄소 주입시설 설치 ▷고효율 응집제 사용 ▷여과지 막힘에 따른 세척 주기 단축 등을 시행하고 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녹조 발생일수는 적은 편이고 정도는 다소 심한 편이다. 매일 최대 55종에 이르는 수질검사와 조류독성(마이크로시스틴 아나톡신) 검사, 냄새 물질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어 정수된 물에서는 전혀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염소 투입에 따른 독성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 발생하지 않게 염소를 적정량 사용하고 처리 과정별로 배분해 투입하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녹조 발생에 따른 추가 정수처리 비용을 물이용부담금으로 받을 수 있게 낙동강수계법 등 관련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부산시민이 지난해 납부한 물이용부담금은 540억 원에 이른다. 또 매리와 물금취수장도 조류경보제 감시 구간에 포함할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현재는 낙동강 창녕함안보 강정고령보 칠곡보 등 3개소에서만 조류를 검사한다.

조민희 김해정 기자 c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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