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화 용역 “시설 현대화 시급”
- 덕산·화명·명장정수장 등 3곳
- 낙동강 표류수에 식수 94% 의존
- 잦은 오염사고·유해물질 급증 ‘비상’
- 기존 정수과정으로 처리 어려워
# 지방재정 한계 국고 지원 필수
- 물이용부담금 t당 170원 내지만
- 지방상수도 현대화 대상 후순위
- UF막-나노막 처리공정 도입 시급
- 3곳 재건설 시 5500억 필요
부산에는 크게 4개의 정수장이 있다. 낙동강을 원수로 한 화명·덕산정수장과 회동수원지 및 법기수원지의 물을 각각 원수로 한 명장·범어사정수장이다. 하루 최대 수요량인 110만 t 중 대부분인 94%가 낙동강 표류수를 원수로 한 덕산과 화명정수장에서 공급된다. 그러나 최근 과불화화합물 등 미규제 미량유해물질이 급증하면서 현 정수 시스템으로는 처리율이 떨어져 새로운 고도처리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  |
| 경남 김해시 대동면 덕산정수장 전경. 현재 부산 대부분의 정수장이 현대화가 시급한 가운데 UF막-나노막 중심의 고도정수처리시설로 재건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신문 DB |
■새 정수처리시설 도입해 식수 안전성 담보를
부산 정수장의 연령은 최고 60년이 넘었다. 동래구 명장정수장은 1946년에 건립돼 올해 62년째 사용하고 있다. 수돗물 대부분을 생산하는 덕산 및 화명정수장 역시 최고 40년이 넘었다. 이들 정수장은 현재까지 지속해서 시설을 보수하지만 워낙 노후화된 데다 내진설계도 안 돼 있다.
국제신문이 22일 입수한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의 ‘정수시설 선진화 방안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현재 지역 정수장은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며 취수원인 낙동강의 잦은 수질오염사고로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시설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됐다.
현재 착수→응집·침전→급속모래여과→오존→활성탄으로 된 정수 과정으로는 과불화화합물 등 미규제 미량유해물질의 제거율이 떨어진다. 환경부는 대책으로 활성탄 주기 단축을 내놓고 있지만 화명 및 덕산정수장 활성탄 교체 비용은 회당 24억 원에 달한다. 최근 과불화화합물 등 미규제 미량유해물질을 연구한 ‘취·정수장 미량유해물질 안전성 제고 방안 최종 보고서’(부산대 오정은 교수팀)에서도 활성탄 처리보다는 나노 여과 공정이 도입되면 제거율을 80~95% 향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됐다.
시설이 낡아 현대화가 시급한 지역 정수장을 재건립하면서 현재 오존-활성탄을 중심으로 한 고도처리 정수 과정 대신 전처리 UF막-후처리 나노막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수질 담당 관계자는 “활성탄 교체 주기를 짧게 하면 비용이 어마어마한 데다 과불화화합물은 제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모르는 훨씬 많은 미량유해물질은 걸러내기 어렵다”며 “UF막-나노막 처리 공정이라면 웬만한 유해물질은 걸러낼 수 있어 활성탄보다는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UF막은 박테리아와 조류 등 0.01㎛ 크기의 고분자 유기물까지 걸러낼 수 있어 부유성 물질이나 병원성 물질 제거에 유용하다. 나노막은 이보다 더 정밀해 미량유해물질이나 용존염(물에 녹은 무기물)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해수담수에 사용되는 RO막(역삼투압방식)보다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특히 막여과 방식은 각종 화학적 처리가 줄어 응집제와 소독제의 사용을 저감시켜 수돗물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처리 공정의 자동화가 가능하며 설치 부지가 좁고 유지관리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 대규모 예산 필요…국비 지원돼야
| |  |
| 1976년 건립돼 올해로 42년 된 부산 북구 화명정수장의 침전지 모습. 국제신문 DB |
선진화 방안 용역보고서를 보면 전 정수장에 UF막-나노막 처리를 적용해 재건립 비용을 산정하지는 않았지만, 덕산(시설 개량)과 화명(재건설), 명장정수장(이전 재건설) 재건립 시 총 55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예산은 사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지역 수돗물 수요량의 99%를 차지하는 정수장의 중요도와 시급성을 생각하면 세 곳 중 한 곳이라도 제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 수도법을 보면 ‘국가는 수도사업자에게 수도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 다만 지자체인 수도사업자가 수도시설을 설치 또는 낡은 수도시설을 개량하는 경우 (중략) 그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환경부는 2015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에 의거 전국 상수도를 평가해 정수장 지원 대상을 정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고도정수처리 등 나름의 선진기술이 도입돼 있다는 이유로 국고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즉, 농촌의 완숙여과지 등 재래식 정수 방식을 사용하는 곳이 우선순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부산시는 후순위로 밀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환경부의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업무처리 지침’을 변경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부산은 다른 도시와 달리 수많은 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낙동강의 최하류 지역에 있으며 이런 강의 표류수에 식수 대부분을 의존한다는 점에서 국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최소남 공동대표는 “부산시민은 자신이 쓰는 수돗물값 외에도 t당 170원에 이르는 물이용부담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도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마시기 위한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UF막
-박테리아와 조류 등 0.01㎛ 크기의 고분자 유기물까지 걸러낼 수 있는 막. 부유성 물질이나 병원성 물질을 주로 제거한다.
※나노막(NF, Nanofiltration)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구멍이 있어 미량유해물질이나 용존염(물에 녹아 있는 무기물)을 제거한다.
조민희 기자
부산 주요 정수장 개요 |
|
화명정수장 |
덕산정수장 |
명장정수장 |
준공년도 |
1976년 |
1987년 |
1946년 |
취수원 |
낙동강 표류수 |
낙동강 표류수 |
회동 수원지 |
건설용량 |
60만㎥/일 |
155만㎥/일 |
28만㎥/일 |
시설용량 |
54만4000㎥/일 |
115만7000㎥/일 |
19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