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돗물의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정수장에서 검출된 주요 과불화화합물(PFASs)의 수치가 주요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질사고에 대비한 취수원 다변화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강변여과수도 미규제 미량유해물질에서 자유롭지 못해 취수원 다변화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70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연간 2~4회 과불화화합물 8종을 모니터링하는 ‘미규제 미량유해물질 조사 사업’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역 수돗물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을 넘은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수돗물 중 미규제 미량유해물질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같은 해 5월 화명정수장의 과불화옥탄산(PFOA) 검출 농도는 97.10ng/ℓ으로, 미국 기준(70ng/ℓ)을 넘었다. 같은 기간 덕산정수장의 PFOA 역시 67.0ng/ℓ으로, 미국 가이드라인에 살짝 못 미친다. PFOA는 WHO(세계건강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2B·인체 발암성 가능 물질)로 규정했다.
2017년 이뤄진 ‘취·정수장 미량유해물질 안전성 제고 방안 최종 보고서’를 보면 같은 해 12월 덕산정수장 원수 및 정수의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은 각각 126ng/ℓ, 79ng/ℓ이 검출됐다. 호주의 가이드라인(70ng/ℓ)을 훌쩍 넘었다. PFHxS는 발암성, 돌연변이 유발, 내분비계 교란을 유발하는 물질로 의심되며 생체 내 축적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한강 영산강 금강 등 다른 수계는 이 같은 주요 과불화화합물이 아예 검출되지 않거나 현저하게 낮게 검출됐다.
지난 5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한 18개 정수장의 과불화화합물 8종을 검사한 결과, 낙동강의 강변여과수를 사용하는 경남 김해 명동과 삼계정수장의 수치는 선진국 가이드라인 이내이기는 하나 낙동강 표류수를 취수하는 덕산정수장보다 높았다. 김해 명동 및 삼계정수장의 과불화옥탄산은 각각 39ng/ℓ, 27ng/ℓ 과불화헥산술폰산은 각각 65ng/ℓ, 52ng/ℓ으로 측정됐다. 덕산정수장의 과불화옥탄산은 12ng/ℓ, 과불화헥산술폰산은 35ng/ℓ였다. 1차 처리를 거친 강변여과수의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낙동강 원수로 한 수돗물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김해시는 올해부터 낙동강을 원수로 한 강변여과수 17만 t(1일)을 두 정수장에 보내 수돗물을 생산한다.
부산시 취수원 다변화 계획의 56%를 차지하는 강변여과수가 미규제 미량유해물질을 거르지 못해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처리율이 낮은 정수처리시설(오존-활성탄) 대신 UF막-나노막 처리시설로 변경하고 장기적으로는 낙동강과는 완전 다른 수계를 상수원으로 하는 취수원 다변화 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