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8년 첫선거 때 유엔서 진행
- 1987년 이후 공정 노력 본격화

민주적이고 공정한 선거는 헌법이 보장하는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선거관리 기구에 의해 보장받는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선거인 1948년 제헌국회의원 선거부터 선거관리는 이뤄졌다. 제헌국회의원 선거관리는 그해 3월 17일 제정된 미군정법령 제175호 ‘국회의원선거법’ 등 관계 법률에 근거해 구성된 ‘국회선거위원회’가 담당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수립 이전이기 때문에 미군정과 유엔결의에 따라 1948년 1월 9일 서울에 입국한 ‘유엔한국임시위원단(UNTCOK)’에 의해 진행됐다.
제헌국회는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공포했다. 그런데 공직선거의 관리기관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았다. 제1 공화국은 별도로 ‘국회의원선거법’ ‘지방자치법’에 따라 선거위원회로서 중앙선거위원회, 서울특별시·도선거위원회, 선거구선거위원회, 투표구선거위원회를 조직했다. 하지만 한국전쟁과 한국 민주주의의 미성숙을 우려한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UNCURK)’와 미국은 선거관리에 직접 나섰다.

사진은 유엔 대표들이 최초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하는 모습이다. 시골길에 가구를 실은 지게를 지고 가는 한국인 부부를 유엔 네덜란드 임시대표인 데이비드 케텔(David Ketel)과 커리(N. Currie)가 불러 세워 곧 있을 지방 선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유엔과 미국은 피란수도 부산에서 전개되는 편향된 정치 상황과 독립적이지 못한 선거관리를 우려하고 있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됐다. 전쟁 이후 공무원과 경찰에 의해 선거가 관리되면서 온갖 불법선거가 자행됐고, 그 결과 3.15 부정선거에 따른 4.19 혁명으로 끝을 맺었다.

새로 들어선 제2 공화국은 시대적 요구였던 공명선거의 보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찰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지방자치단체장의 직선제, 그리고 헌법이 보장하는 독립기관으로서 ‘중앙선거위원회’의 조직 등이 새로운 개정 헌법으로 정해졌다. 나아가 제5차 헌법 개정에 의해 ‘선거관리위원회법’이 제정되고 현재와 같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기관으로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유신체제와 군사정권의 연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독립적 선거관리 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과 역할에 심각한 제약을 받았다. 결국 1987년 민주화 이후 다시금 공명선거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돼 지금까지 그 결실을 이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성현 동아대 석당학술원 교수

※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시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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