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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이야기 공작소-‘부산의 옛길’ 스토리텔링 창작 희곡 <2-상> 박견을 지켜라- * 조선에서 온 개, 박견

사라진 개, 흔적을 남긴 개 … 며칠새 동네가 개판이 됐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5-13 19:22:55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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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녀회장이 잃어버린 일본 개 ‘아키’
- 제대로 순찰 안섰다며 닦달하는 통에
- 경비원 박 씨는 하릴없이 찾아나서고

- 수영사적공원 앞 슈퍼 운영하는 통장
- 며칠째 누군가 치우지 않는 개똥에
- CCTV도 없어 골머리를 앓는데…

- 추운 겨울, 푸조나무 울타리 안
- 개와 고양이가 죽은채 발견된다


★등장인물 :박씨(70대 초)-아파트 경비원, 소녀(11살)-박씨 손녀·서울 말씨, 통장(62살)-팔도슈퍼 주인·영주엄마, 영주아빠(61살)-통장 남편, 부녀회장-고층아파트 부녀회장, 전문가-동물행동 전문가.

★때 :현대, 12월 29일 아침부터 이틀 뒤 저녁.

★곳 :부산 수영사적공원 초입의 팔도슈퍼 앞.

★무대 :표지판이 보인다. 무대 좌측은 팔도시장 내려가는 길이고 전봇대가 서있다. 우측은 수영성 남문 올라가는 길이다. 무대 중앙에 자리 잡은 팔도슈퍼. 간판이 낡았다. 색 바랜 나무평상이 출입문 앞에 놓여 있고, 문 옆엔 호빵 찌는 빨간 기계와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
수령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부산 수영사적공원 내 푸조나무(느릅나무과). 옛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당산목으로 여겼다. 천연기념물 311호로 키 18m, 가지퍼짐은 동서 23m 남북 19m에 이르는 거목이다. 국제신문DB
1장-박견, 깨어나다

-새벽, 수영야류 길놀음 소리가 들린다. 이어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함께 짖기 시작한다. 개소리가 절정에 이르렀다가 점차 줄어든다. 이어 재잘거리는 새소리. 무대 밝아진다. 아침, 팔도슈퍼 문이 열린다. 슈퍼 입구 전등불이 깜박인다. 슈퍼 안주인이 하품을 하면서 나온다. 전등을 손으로 툭 친다. 깜박임 멈추고 무대 더 밝아진다. 라디오를 켜고 장사 준비를 한다.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노래가 나온다. 흥얼거리며 길 청소를 하다가 길바닥에 싸질러진 똥을 보고 목소릴 높인다.-

통장 :와 남의 영업장 앞에 맨날 천날 똥을 싸노. 어느 집 똥개 새끼고. 이기 벌써 며칠째고, 며칠째야. 아니 사람들이 생각이 있나 없나? 개 옷 입히가 데꼬 다닐 생각만 하지 말고 쌌으면 좀 치아라. 치아. 아이다. 날추븐데 고마 나오지를 마라. 이웃 간에 이기 무슨 개똥 매너고. (전봇대에 직접 써 붙인 경고 메시지를 보며) 개나 사람이나 제발 좀 지킬 건 지키고 살자. 싸는 개새끼 따로 있고 치우는 년 따로 있나. 안 그래도 장사 안돼 죽겠구만은.

-통장, 전봇대에 붙어 있는 종이를 뗀다. ‘급해 싼 것 까지는 이해합니다. 딱 거기까지 하이소. 좋은 말로 할 때 개똥 치우고 가소. 이웃 간에 매너를 지키자 ’.-

통장 :(뗀 벽보를 보며) 붙이 놓으면 뭐하노.

-통장, 바가지에 물을 떠 청소를 한다. 남은 물은 팔도시장 쪽으로 던져 버린다. 잠시 후, 박씨가 전단지를 들고 팔도시장 쪽에서 올라오다 바닥이 미끄러운지 꽈당 넘어진다.-

박씨 :아이고 허리야.

통장 :(박씨에게 다가가며) 어르신 개아나예? 아이고. 이기 누고? 철물점 하던 맥드라이버 아저씨 아잉교? 이사 가고 통 안 비드만.

박씨 :일 한다 아이가.

통장 :아저씨야 원래 손재주가 좋으니까.

박씨 :참견쟁이 없으니까 동네 조용하고 좋제?

통장 :조용하긴. 요새 통 잠을 몬 잔 다니까.

박씨 :와 영주아빠 또 바람났나?

통장 :아이고 마.말도 마소.다 젊을 때 얘기지. 이자 마 바람이 나가 집구석에 안 기 들어왔으면 좋겠구만은. 우째 밥때 맞차가 그래 꼬박꼬박 출근 도장 찍을꼬.

박씨 :헌 거 싫으믄 새로 시집 가든가.

통장 :만다꼬. 지는 혼자 살랍니다. 혼자.

박씨 :그래 그게 속 편하고 좋지. (슈퍼 안을 슬쩍 보며) 다들 아픈데 없고 잘 지내제?

통장 :뭐. 특별할게 있겠으예.

박씨 :영주아빠 아이면 머리 아플 일 없을낀데 와 잠을 설칬는고? 딸내미 시집 안 가서?

통장 :(쓰레받기 위 개똥을 보여주며) 아니. 개새끼들 때문에예.

박씨 :어? 이거 개똥이가. 개똥 치고는 양이 많은데.

통장 :큰 놈이겠지. 아니. 똥도 똥인데 요새 새북마다 우째 그래 떼로 짖는지. 통 잠을 잘 수가 없어예.

박씨 :(전단지를 만지작거리며) 뭐 개가 짖어.언제부터?

통장 :느닷없이 개들이 울드만. 일주일 내도록 지랄이네. 지랄이.

박씨 :신고를 하지 와? 요새 개들이 날이 추부서 오락가락 하는 갑지.

통장 :했지요. 뭐 조치를 취하겠다는 둥 항상 말뿐이지 뭐. (전봇대를 가리키며) 저 감시카메라가 죽었으면 빨리 고쳐주던가 안하고 이 3통 통장 말을 진짜 개똥으로 듣나. 저게 정상으로 돌아가면 누가 여다 똥 싸고 그냥 가겠능교? 오늘 마 구청 가서 푸닥거리 함 해뿌까.

-전등이 다시 깜빡깜빡한다. 박씨가 전등을 유심히 쳐다본다.-

통장 :박씨 아저씬 아침부터 추분데 여는 우짠 일 입니꺼 ?

박씨 :(허리를 만지며) 한겨울에 길바닥에 물을 뿌리 가지고. 아이고 허리야.

통장 :미안시러부라. (평상을 가리키며) 여 잠깐 앉으소. 병원 안 가도 되겠는교?

박씨 :병원 가면 다부 없던 병도 생긴다.

통장 :(따뜻한 베지밀을 꺼내서 주며) 어데 갔다 오는 길 입니꺼 ?

박씨 :(베지밀을 받으며) 따뜻하네. 일 마치고 잠깐….

통장 :뭔 일을 하는데 아침에 일을 마칩니까?

박씨 :몰랐나. 아파트 경비한다 아이가 작년부터. 2교대로.

통장 :2교대로예? 안 힘듭니까?

박씨 :시키 줄 때 해야지.

통장 :어디? 아, 작년에 생긴 저 아파트에서 예?

박씨 :그래. 높고… 좋제?

통장 :영주아빠도 일 할 자리 없을랑가?

박씨 :슈퍼사장이 얼매나 더 부자 될라고?

통장 :부자는 무슨. (갑자기 비밀 밝히듯 조용하게) 근데… 참말이라예?

박씨 :(목소리를 작게 따라하며) 뭐가?

통장 :억쑤로 별나다 카던데. 저 아파트 여편네들.손님들 얘기 들어보면 똘아이들 많다던데.

박씨 :아침부터 별 소릴 다 한다. 다 그렇겠나? 어디 가나 모난 사람 한 둘은 있는 거지.

통장 :와 뉴스 보면 딴 동네 애들 놀이터도 못 들어오게 펜스 치고… 경비원들 에어컨 못 틀게 전기도 끊고 한다드만. 맞다. 작년에 층간소음 때문에 골프채 들고 죽이네 살리네 했던 아파트 아입니꺼? (박씨 표정을 보고) 아이다. 내가 아침부터 입이 방정이다 방정이야. (말을 돌리며) 뭔 종이를 뭉치로 들고 있습니꺼?

박씨 :쪼깨 뭐 좀 찾는다고?

통장 :뭐 이자 뿌써예?

박씨 :아니다. 이 놈 못 찾으면… 아니다. 하여튼 내가 좀 지금 상황이 그래.

통장 :(전단지를 뺏어 읽으며) 개를 찾습니다. 아, 개를 이자뿟나 보네. 아저씨도 개 키우니꺼?

박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니. 1802호.

통장 :아~~(전단지를 보며) 진돗갠가?

박씨 :아이라. 일본에서 물 건너온 개라 카드라. 혈통 있는.

통장 :개들도 혈통을 다 따지고. 참 유별나다 유별나. (다시 전단지를 보며) 사례금 100만 원. 비싼 개 갑네. 호빵을 몇 개 팔아야 되는 돈이고? 개 찾는 알바 좀 뛰까? (웃음) 이 놈 이거 얼매나 할랑고? 근데 주인은 와 잃어버렸을꼬?

박씨 :혹시 이 놈 몬 봤나?

통장 :근데, 일마는 일본 개라 그런가 눈빛이 영 꼬롬하네.

박씨 :봤는교 못 봤는교?

통장 :몰라예. 근데 요새는 경비원이 남의 집 개도 찾아줘야 하는 깁니꺼?

박씨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수영성 남문에서 바라본 팔도시장 내려가는 길. 옛날엔 관아거리였다.
-무대 상수 앞쪽에 조명이 들어오면 1시간 전 회상 장면 진행된다. 박씨 경비원 모자를 쓰고 조명 안으로 들어간다. 1802호 부녀회장이 차 키를 들고 팔짱을 끼고 서 있다. 뾰족한 벤츠 마크가 박씨 가슴팍 앞을 왔다 갔다 한다.-

박씨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부녀회장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딱 짤라 말해 찾기 싫은 거잖아요. 날도 춥고. 이 추운 날 아키가 집을 나갔다구요. 근데 아저씨는 걱정도 안 되세요? 이 전단지 몇 장 붙이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제가 지금 무례한 부탁을 하는 거에요? 아니잖아요. 저도 상식 있는 여자에요. 오죽했으면 이런 부탁을 하겠어요. (전단지 뭉치를 보며) 그리고 이거 몇 장 되지도 않아요. 근데 아저씨는 아무 잘 못 없다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뭐 그런 거잖아요. 지금 뻗대고 있는 그 태도가.

박씨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부녀회장 :아니 우리 집 개가 치와와 사이즈라면 못 볼 수 있다고 이해해요. 근데 우리 아키는 (두 손을 펼치며) 이 따만 하다구요. 아시겠어요? 눈이 있다면 못 볼 수가 없다구요. 아저씨가 근무하는 그 시간에 초소 앞을 지나갔는데 어떻게 까맣게 모를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못 본 게 아니고 그 시간에 초소에서 근무를 안하신 거잖아요. 그래서 개를 찾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거구요. 그런데도 책임이 없어요? 일주일 전 개가 나가는 날 아저씨는 근무태만을….

박씨 :아니, 근무태만이 아니고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부녀회장:아니. 아저씨는 큰일 생길 때마다 화장실을 가세요? 저번에도 그러시더니. (아저씨의 다리 사이를 쳐다보며) 어디 문제 있으신 거에요? 이렇게 일 생길 때마다 화장실 간다고 자리를 비우면 그걸 제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죠? 연말 반상회 때 문제 삼을까요? 안 그래도 입주민들이 70 넘은 노인들은 내보내자고 그러는데… 알아서 잘 해주셔야지. 여름에 여기 이 에어컨도 제가 돈 걷어서 달아드린 거잖아요. 기억하시죠?

박씨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는 금방 찾을 수 있을 깁니다. 목줄도 있고, 제가 센터에 신고도 해 놨고.

부녀회장 :벌써 일주일이에요. 일주일. 우리 아키는 아직 2살밖에 안 된 애기라구요. 얼마나 무서울까? 다치면 아저씨가 책임질 거에요?

박씨 :아니. 그게 꼭.

부녀회장 :아니. 아저씨. 그 개가 어떤 갠지 몰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나 본데. 혈통 있는 개라구요. 일본에서 물 건너온. 의리 있고 주인도 잘 따르고. 투견 출신이라 싸움도 아주 잘 하고. 잘 생겼고, 암튼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구요. 다음 주가 총 반상회에요. 무슨 말인지 알죠? 개 값 오백만 원 물어주시던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나가주세요. 나가기 싫으시면 꼭 아키 찾아 오시구요. (전단지를 준다) 맥락 이해하셨죠? (스마트키로 자동차 시동을 건다) 아, 그리고 아저씨 좀 웃어요. 다른 동 경비 아저씨는 얼마나 싹싹한데. 주차도 해주고 택배도 집 앞까지 올려주고. (갑자기 웃으며) 이거 갑질 아니에요. 아저씨 화 났어요? 좀 웃어요. 우리 딸이 할아버지 보면 무섭데요. 꼭 저승사자처럼. (전화를 받으며) 우리 공주. 윤샛별. 발레수업 시작했어? 잠시만 기다려. 엄마가 옷 들고 금방 갈 테니까. 선생님한테 조금 있다가 시작하자고 그래. 공주. 퐁뒤.

-조명이 사라지고 부녀회장 퇴장한다. 경비원 모자를 벗고 다시 팔도슈퍼 평상에 앉는다. 한숨을 내 쉰다. 문자소리가 크게 들린다. 박씨 깜짝 놀란다.-

통장 :뭘 그래 놀랍니까. 아저씨 문자 왔네. 이야 스마트폰 쓰시네.

박씨 :왜 할배는 쓰면 안되나.

통장 :아니 우리 남편보다 백배 낫네. (턱짓으로 핸드폰을 가리키며) 누구?

박씨 :현이 엄마.

통장 :(반가워하며) 박영애. 그래. 외국 나가서 공부한다드만. 아직도? 하여튼 재주도 좋아.

박씨 :그래. 그 재주가 참… 아니다. 불란서서 모레 들어온다네.

통장 :박씨 아저씨 연말 땃땃하겠네. 딸내미 얼굴도 보고.

박씨:어디 내 볼라고 오겠나. 지 딸 볼라고 오는 기지.

-주민센터 직원이 포대를 들고 헐레벌떡 들어온다.-

직원 :안녕하… 세요?

통장 :지난 여름에 출발했나? 와 이제 오노!

직원 :통장님. 죄송… 합니다. (숨을 고르고 전봇대를 쳐다보며) CCTV 요놈이 고장 났다구예? 겉보기엔 멀쩡한 것 같은데.

통장 :통장이 거짓말 하겠나. 봐라. 불도 안 들어오잖아. 개똥 범인 잡을라면 저게 정상적으로 작동을 해야 한다니까.개똥 때문에 요즘 내가 살수가 없다.

-직원 알겠다는 시늉을 하고 급하게 자리를 옮기려고 한다.-

통장 : 어데가노. 요거 고치러 온 거 아이가?

직원 :제가 수리는 직접 못하구요. 확인하고 접수만 도와 드릴게예. 잠깐만요. (난감해하며) 저기 뭐가 죽어가지고 고거부터 처리를….

통장 :(놀라며) 죽다니 누가?

직원 :개랑, 고양이가요.

박씨 :(놀라며) 개?

통장 :고양이까지. 무시라. 날이 추브가 그런가.

박씨 :어떤 개? (급하게 전단지를 보여주며) 요래 생긴 개? (팔을 붙잡으며) 자세히 봐바라. 이 개 맞나?

직원 :저도 아직 확인을 안 해봐서….

통장 :어디서?

직원 :수영사적공원 푸조나무 울타리 안이라 카든데… 얼어 죽은 건 아니고.

통장 :그라믄 뭔데. 누가 죽인거가?

직원 :아무래도 덩치가 큰 동물이 문 것 같다고 하네요. 자세한 건 가서 확인해 봐야죠.

-직원 가다가 다시 돌아와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빌려서 간다. 박씨가 평상에서 일어나 푸조나무 있는 방향으로 가려는데, 손녀와 딱 마주친다. 손녀 얼굴에 긁힌 상처가 있고 호흡이 거칠다.-

박씨 : 현아. 네가 이 시간에 여 와 있노? 발레학원 안 갔나?

소녀 :그게… 방학이라서… 수업 시간이 바뀌었데. (손을 내밀며) 할배! 돈 있어?

박씨 :돈은 뭐하게? 뭐 물래? 배고푸나?

통장 :(소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아이고 네가 영애 딸이가. 이쁘네. (소녀, 한걸음 물러난다)

통장 :낯가리나 보네. 개안타 네 엄마랑 이 아줌마랑 친하다. (호빵을 종이에 담아주며) 뜨겁데이. 바로 묵지 말고 손에 쥐고 있그래이.

박씨 :호빵은 만다꼬?

통장 :아가 손이 얼음이네 얼음.호빵으로 손 좀 대파라. 쪼깨날 때 보고 오랜만이네. 영판 즈그 아부지네.

박씨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통장 :근데 얼굴은 와글노. 어데 끌킷나?

박씨 :조심 안하고. 느그 엄마한테 내 혼난다이.

-소녀,호빵을 외투 호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호빵 기계로 간다. 호빵을 하나 더 꺼내 다른 쪽 호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바가지에 물을 담아서 뛰어 간다.-

박씨 :현아. 우데가노… 자가요.

소녀 :(눈물을 글썽이며) 지금 안가면 죽어.

박씨 :뭐가 죽는다고.

소녀 :까만 개. 내 친구.

박씨 :개 ? 방금 개라 그랬지요?

통장 :아니, 동네가 며칠 사이에 와이리 개판이 됐노?

-소녀가 다급하게 수영성 남문으로 뛰어올라간다. 그 뒤를 박씨가 따라 올라간다. 통장 그 둘을 바라보며 슈퍼로 들어간다. 슈퍼 전등이 깜박이다 이내 꺼진다.암전.- 하편에 계속-

박훈영 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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