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루킹 3월 추가범행도 포착
- 핵심공범 ‘서유기’ 박 씨 구속

경찰이 포털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구속된 민주당 당원 ‘드루킹’ 김모(48) 씨가 지난 3월 기사 6건의 댓글 공감 수를 추가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루킹과 주변인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다른 압수물 분석이 이뤄지는 대로 김 의원의 소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기사 인터넷 주소(URL)를 보낸 것으로 확인된 만큼 그 의도는 물론 두 사람의 관계를 포함해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과 드루킹의 연관성에 관한 사실을 잘못 전달한 것을 사과했다. 앞서 이 청장은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거의 읽지 않았다”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매우 드물게 ‘고맙다’는 의례적 인사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의원은 드루킹에게 URL을 보내면서 ‘홍보해주세요’라는 메시지까지 덧붙인 것으로 확인돼 이 청장은 언론에 거짓말한 셈이 됐다. 이에 이 청장은 “정확히 사실을 숙지하지 못하고 한 말이다. 간담회 이후 URL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며 “어찌 됐든 수사 최종책임자이자 지휘관인 제 불찰이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언론과 국회 등이 제가 김 의원을 보호하려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경찰 조직에서 한두 명이 사건을 속이거나 은폐하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지난 1월 17일 매크로(동일작업 반복)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뒤에도 지난 3월 특정기사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해 드루킹에게 총 14개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기사 URL은 10개였고 나머지는 ‘홍보해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힌 메시지였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기관이 수사 사실을 흘리고 있다”며 검경의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드루킹은 범행 동기에 관한 진술을 번복했다. 드루킹은 구속 전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조작을 보수진영 소행으로 보이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새 정부 들어서도 경제민주화가 진전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 추천을 거절한 김 의원에게도 불만이 있어 우발적으로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드루킹의 핵심 공범인 필명 ‘서유기’ 박모(30) 씨는 이날 구속됐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