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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20m에 측정소…미세먼지 ‘엉터리 수치’ 이유 있었네

환경부 권고는 1.5~10m 설치, 부산 21곳 중 19곳이 기준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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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울산은 38곳 중 8곳만 통과
- 정확한 농도 파악 사실상 불가능

- 전문가 “높을수록 오차범위 커”
- 부산시 “부지확보에 예산 필요”
- 울산 “내달 중 낮은 곳으로 이전”

19일도 부산시민은 짙은 미세먼지(PM10) 속에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6시 중구 광복동의 미세먼지 수치는 86㎍/㎥. 오전 9시를 지나면서 100㎍/㎥를 넘어선 뒤 온종일 ‘나쁨’ 단계가 유지됐다. 미세먼지 81㎍/㎥ 이상은 ‘나쁨’, 151㎍/㎥를 넘어서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 시민은 대기 속 미세먼지 농도를 스마트폰 등으로 확인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포함한 바깥 활동 대응에 나선다.

각각 지상 19m에 설치된 부산 광복동과 대신동 측정기(오른쪽). 부산 중구 광복동 주민센터 옥상과 서구 국민체육센터 옥상에 자리잡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그러나 이런 수치 정보가 엉터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울산 경남 미세먼지 측정소가 환경부 권고안 기준을 어기고 시민 생활공간과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정확한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지 못했다.

환경부의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을 보면, ‘대기측정소’는 지상 1.5~10m에 설치하도록 권고돼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측정소 59곳 가운데 이 지침을 따른 곳은 17%인 10곳에 그쳤다. 부산은 21곳 가운데 2곳만이 지침에 맞게 설치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지침에 맞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부산 중구의 대표 측정소는 광복동 주민센터 건물 옥상에 있었다. 4층 건물 위에 오르자 국제시장을 비롯해 행인이 북적이는 남포동 상권이 훤히 내려다보일 만큼 높았다. 대기 속 입자를 포집하는 핵심 장비 ‘시료 채취구’는 옥상에서도 더 높은 파란색 컨테이너 가건물 위에 설치됐다. 시는 이 측정소가 설치된 높이를 지상 19m라고 밝혔다. 서구 측정소도 높이가 19m에 달했다. 서대신동 부산국민체육센터 옥상에 있는 측정소에 오르자 재개발이 추진되는 구덕운동장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영도구 태종대유원지관리소 3층에 있는 측정소는 지상 17.6m에 설치됐다. 부산에서 가장 높은 대기측정소는 강서구 녹산동 삼성전기 옥상(24.1m)에 있다. 환경부 지침을 충족하는 곳은 동구 수정동(5m)과 북항 자성대부두(4m)뿐이었다.

경남지역 미세먼지 측정소 22곳 중 6곳이 환경부 지침에 맞게 설치됐다. 창원 성산구 LG전자 창원1공장에 설치된 측정소는 무려 높이가 22m였다. 울산은 16곳 중 2곳만 권장 기준을 따랐다. 남구 야음동 측정소는 23.2m 높이에 측정기가 설치됐다.

대기측정소에서는 PM10과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등 6개의 대기오염물질을 포집해 분석하고, 시간마다 측정한 데이터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전송한다. 이를 다시 환경부로 보내 국민에게 공개한다.

권고안을 지키지 않은 채 측정소가 운영되면서, 환경당국이 발표하는 대기오염 측정치가 실제 체감치와 다를 수밖에 없다. 부경대 최원식(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PM10은 도로에서 상공으로 올라갈수록 희석돼 농도가 약하게 측정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대 최금찬(환경공학과) 교수는 “PM2.5 측정이 문제다. 입자가 큰 PM10이 PM2.5보다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데, 측정소가 높은 곳에 설치되면 측정 결과의 오차범위가 커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측정소 대지 확보 비용 문제로 환경부 지침을 따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부산시는 측정소를 지상으로 이전하면 측정소당 40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부산에는 고층건물이 많기 때문에 20m 안팎에 설치되더라도 측정치에 큰 오차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이런 문제를 받아들여 다음 달 중으로 야음동 측정소를 낮은 곳으로 이전하기로 해 부산시와 상반된 대응을 한다. 신라대 전병일(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개선에 대한 시민 요구가 점증하는 만큼 지자체가 측정소 이전에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종근 김희국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부산 대기측정소 설치 높이 ※단위 m

광복동  19

장림동  12.7

학장동  14.7

덕천동  12.9

연산동  7.2

대연동  17.1

청룡동  18.7

전포동  22.7

태종대  17.6 

기장읍  19.8

대저동  19.3

부곡동  12.7

광안동  14.9

명장동  15.2

녹산동  24.1

용수리  13.7

좌 동  17.5

수정동  5

대신동  19

신 항  16

북 항  4

 자료=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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