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자에 채용 정보 거액 받아
- 3년간 가정주부 차명계좌 이용
- 금정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환경미화원 지원자에게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퇴직을 앞둔 환경미화원의 근무 기록을 조작해 퇴직금을 부풀려주는 방법으로 뒷돈을 받아챙긴 공무원이 구속됐다. 해당 공무원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사례금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금정구 청소행정과 6급 공무원 김모(54)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6년 11월 퇴직을 앞둔 금정구 환경미화원 2명으로부터 아들과 지인이 금정구 환경미화원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지원자에게 면접 예상 질문 등 내부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또 2016년 10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퇴직을 앞둔 환경미화원 6명으로부터 퇴직금을 부풀려 달라는 청탁과 함께 22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김 씨가 이들의 허위 특근 기록을 만들어 평균 임금을 상승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환경미화원의 퇴직금이 퇴직 3개월 전 임금을 토대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 환경미화원 한 명당 1300만 원의 퇴직금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또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감시카메라 업체와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카메라 납품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이 업체 대표로부터 사례비 명목으로 67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김 씨가 업무상 알게 된 한 주부로부터 은행 계좌를 넘겨받아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금품수수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내 몰래 비자금을 모으려고 하는 데 통장이 필요하다고 해 은행계좌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구는 지난 2월 김 씨를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금정구 환경미화원 8명과 업체 대표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에게 은행 계좌를 제공한 주부는 차명계좌 제공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기초단체별 환경미화원 채용 기준이 달라 이 같은 채용비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부산시에 환경미화원 채용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부산시는 채용기준을 마련하고 특근급여 사후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해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