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정. 회화나무(槐)와 정자(亭)에서 따온 지명이다. 마을의 정자목으로 600년이 넘은 회화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회화나무는 과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해제돼 현재는 부산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과거 조선 시대 포악한 수령이 회화나무를 베어내려다 인부 8명이 죽었다는 전설도 깃들어 있는 곳이다. 2015년에는 나무 근처에 있는 샘터까지 공원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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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부산 사하구 도시철도 1호선 괴정역 인근 건물에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이곳은 부산 사하구의 관문이다. 남포동과 서면 등 시내에서 사하구로 이어지는 도시철도 1호선과 낙동대로가 괴정동을 관통한다. 시내에서 오는 버스는 괴정역 사거리를 거점으로 다대동 장림동 하단동 신평동으로 갈라진다. 1980년대 매립과 택지개발이 이뤄진 하단동이 뜨기 전에는 괴정은 명실공히 구의 중심이었다. 현재도 900개가 넘는 음식점과 옷가게를 비롯해 괴정골목시장과 뉴코아아울렛까지 합쳐 하단동 못지않은 상권을 이룬다.
하지만 최근 괴정역 상권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도시철도 다대선이 개통된 영향이 크다. 다대선을 개통하기 전에는 1호선을 타고 사하구에 들어오는 승객은 괴정역에 내려 다대포와 장림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야 했다. 그러나 다대포까지 도시철도가 개통되면서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주말은 물론 평일 출퇴근 시간이면 인파로 북적이던 괴정역 부근은 최근에는 한산한 분위기다. 30일 오후 괴정역 6번 출구. 지난해 말 문을 연 출구 앞 빌딩에는 임차인을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건물 앞에서 건어물 노점상을 하는 강모(70)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작년 이맘때는 도시철도를 드나드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버스를 타러 가다 멈춰 물건을 사가는 이가 많았다. 지금은 휑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4월 20일 다대선이 개통되기 전 괴정역은 승객으로 붐볐다. 장림동을 거쳐 다대포로 가기 위해 괴정역에서 내려 갈아타는 방법이 제일 좋았다. 송도해수욕장~다대포해수욕장을 운행하는 96번 시내버스는 다대포해수욕장으로 가려는 승객으로 넘쳤다.사하구 15번 마을버스 역시 다대포지역으로 가려는 승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96번 버스를 운영하는 동진여객 관계자는 “다대선이 개통한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전후 6개월을 분석하면 13% 정도의 승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괴정역에서 승하차하는 승객도 확연히 줄었다. 2017년 2월 괴정역을 이용한 승객이 2만2797명인 데 반해 지난달에는 1만7588명으로 1년 사이 22.8%나 감소했다. 유동인구 감소는 인근 가게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괴정골목시장 연합상우회 정병주 회장은 “시장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이번처럼 나쁜 때가 없었다. 도시철도 개통으로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상인은 유동인구가 30%가량 준 것으로 추산했다. 뉴코아아울렛 관계자도 “다대선 개통 이후 매장을 찾는 손님 수가 체감될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괴정역 부근에 문을 연 빌딩도 외부에 부동산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빈 상태다.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공인중개사는 “유동인구가 줄어서인지 건물 곳곳에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구 충무동 사거리와 사하구 괴정 교차로를 연결하는 제2 대티터널이 완공되면 침체된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터널이 개통되면 괴정역 주변이 다시 교통의 중심지가 돼 활기를 찾는다는 것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제2 대티터널이 개통되면 괴정역 일대 유동인구가 늘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