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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이들의 행복을 찾아서

처음 겪는 학교인 유치원서 주도적 학습 즐거움 찾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2-26 18:33: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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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행복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교사로서의 삶도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2015년 부산혁신학교(다행복학교) 첫 차에 동참하며 혁신학교 교사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어느새 3년이 흘러 새로운 학교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사랑하는 아이들, 부모님들, 달산마을 좌광천을 두고 떠나려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원 없이 꿈꿨고, 그 꿈들을 하나하나 펼쳐봤기에 좌광천의 돌맹이 하나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혁신학교를 꿈꿀 때 여러분은 ‘유치원에 혁신학교가 필요하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유치원은 의무기관이 아니니까 교육에 대한 자율권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지 않냐고, 그 속에서 교사들은 행복을 꿈꿀 수 있고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뭘 혁신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이들이 겪는 교육현실이 외면받는 것 같아 슬펐고, 그분들 말씀처럼 교육의 자율권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화났습니다.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학교가 유치원입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나갈 힘도 길러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온몸으로 놀며 느끼며 배워야 할 유치원 교실은 차가운 지식들로 가득차 있으며,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하루 일과는 분을 다투며 쪼개져 생각할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교사는 규칙과 질서, 기본생활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제한을 늘어놓기 일쑤입니다.

유치원 교육에 혁신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3년간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놀터와 놀틈을 찾아주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아이들에게 놀터를 찾아주기 위해 우리는 차가운 놀잇감으로 넘쳐났던 교실을 조금씩 덜어내고, 교구장으로 분절돼 있던 교실을 넓혀나갔습니다. 또한 놀터를 유치원에서 마을로 넓혀 오전마다 마을에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교사도 아이들도 유치원 밖에서 논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금새 마을길에서 만나는 새로운 만남에 빠져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틈을 찾아주기 위해 하루 일과를 느슨하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교사가 계획한 활동을 줄이고 자유놀이와 마을나들이 등 유아 주도의 놀이시간을 늘리고, 아이들의 흥미에 따라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지난 3년간 마음을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슴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는 나아갈 때도, 제자리에 멈출 때도, 때론 뒷걸음질질 때도 있었습니다. 천천히 가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 의미를 찾아갔기에 실패의 순간조차 소중했습니다. 혁신학교 3년간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 오는 길이 행복했다고 합니다. 저희도 아이들과의 만남이 행복했습니다.

유치원 교육, 분명 혁신이 필요합니다. 현 교육이 버겁다고 초·중·고교 아이들은 스스로 외치고 있습니다. 유치원 교실을 자세히 들여다보십시오. 말로 표현하기엔 아직 서툰 우리 아이들이 온몸으로 도움을 외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교육부에서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부디 상징적인 발표에 그치지 말고 천천히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달산유치원의 3년은 교직생활 19년간 제가 꿈꿔오던 교사로서의 꿈을 동료들과 학부모들과 함께 힘 모아 원 없이 펼쳐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달산유치원도, 새롭게 근무할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의 행복을 향한 노랫소리가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류주영 달산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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