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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선생 유해 고향 통영 땅 밟았다

이념 논쟁으로 떠나 49년 만에 귀환

  • 박현철 기자
  •  |   입력 : 2018-02-25 19:30:1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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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등 참석해 봉안당에 임시 안치
- 내달 30일 국제음악당 야외에 안장

25일 오후 경남 통영시의 통영추모공원 봉안당.

25일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안치된 경남 통영추모공원 봉안당에서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가 술을 따라 올리고 있다. 박현철 기자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생의 유해 앞에서 부인 이수자(91) 여사는 한참을 흐느꼈다. 유해 앞에서 술을 올리던 이 여사의 목소리는 작아 들리지 않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남편의 영면을 기원했다.

독일 베를린에 묻혀 있던 윤 선생의 유해가 이날 고인의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돌아왔다. 1967년 동백림사건과 연루된 데 이어 이념적 논쟁에 휘말려 2년간의 옥고를 치른 후 고국을 떠난 지 49년 만이다. 반세기 만에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고향 통영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선생의 유해는 독일 베를린에서 항공편으로 이날 오후 1시께 김해공항에 도착 한 후 승용차편으로 통영추모공원 봉안당으로 옮겨져 오후 3시10분께 임시 안치됐다. 추모공원에는 유해를 모셔 온 독일 출신의 플로리안 리임(50) 통영국제음악당 대표와 선생의 부인인 이 여사, 김동진 통영시장 등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장의 귀향을 맞이했다.

김 시장은 고인의 유해 앞에서 “그토록 오매불망 그리던 고향에 오신 것을 15만 통영시민의 이름으로 반깁니다. 편히 쉬시소”라고 기원했다.

이곳에 임시 안치된 유해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일인 다음 달 30일 영원히 안장된다. 통영국제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귀향(歸鄕)이다.

유해가 안장될 곳은 통영국제음악당 야외 쉼터로, 고인이 평소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양지바른 곳이다. 봉분 없이 땅 밑에 유해를 모시고 그 위에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묻힌 곳’이라는 기념 표석이 소박하게 세워진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 묘지에서 유해 이장행사가 열렸다.

윤이상 선생은 해외에서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릴 정도로 칭송을 듣고 있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이념적 논쟁에 휘말려 그간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선생은 1994년 일본을 찾아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를 먼발치서 보고 울며 돌아갔고 그 이듬해 11월 베를린에서 영면했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은 통영시 강구안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서명 및 윤이상 묘 이장 반대 집회를 개최했지만 별다른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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