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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의 기다림…윤이상 선생 유해, 통영음악제(3월30일 개막) 전 귀향

부인 이수자 여사 친필서한에 獨 베를린시, 묘지 이장 공식화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1-19 21:00:0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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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시 실무팀, 내달 현지 방문

- 음악당 야외쉼터 등 장지 거론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사진) 선생의 묘지가 빠르면 오는 3월 고인의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이장된다. 통영시는 가급적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3월 30일) 전에 묘지 이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통영음악제의 주제인 ‘귀향(歸鄕)’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통영시는 윤 선생의 부인인 이수자(91) 여사가 남편의 묘지 이장을 원한다는 친필 서한(본지 19일 자 11면 보도)에 대해 베를린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내용이 담긴 공식 답변이 공문으로 외교부에 도착했다고 19일 밝혔다. 외교부는 시에 구두로 베를린시장의 답변 내용을 알려왔다.

시에 따르면 베를린시장은 이 여사의 친필 서한을 읽고 이 여사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윤 선생의 묘지가 있는 슈판다우 구청에 연락해 묘지 이장에 따른 공식 절차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유족의 친필 서한이 있기 때문에 묘지 이장에 필요한 별도의 구비 서류는 없어도 되겠다는 입장도 전해왔다.

이 같은 베를린시의 적극적인 협력 방침에 따라 시는 묘지 이장에 별다른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본격 이장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선생의 유족과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로 구성된 실무팀을 다음 주 중 구성해 세부적인 이장 절차 협의에 들어간다. 이어 실무팀은 다음 달 베를린 묘소를 방문해 이장 절차를 본격 진행한다. 선생의 딸이자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사인 윤정(67) 씨와 독일 출신으로 통영국제음악당 대표인 플로리안 리임도 동행한다.

시는 선생의 유해를 모실 장소까지 봐뒀다. 우선 통영국제음악당의 야외쉼터 부지가 거론된다. 한산도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선생이 그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통영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 최초로 선생의 이름을 딴 윤이상기념관 앞 광장도 후보지로 떠오른다. 선생의 유물을 모신 이곳은 그동안 이념적 논쟁으로 도천테마파크로 불리다 지난해 시의회 조례 개정을 통해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시는 유족의 뜻을 존중해 선생의 묘지 위치를 정하고 그 옆에 이 여사의 터까지 확보해 둔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여사는 베를린시장에 보낸 편지에서 “남편의 묘소가 고향인 통영으로 이장돼 제가 죽어서라도 남편 옆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선생은 현대음악의 5대 거장으로 불리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이념적 논쟁에 휘말려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마지막을 예감한 선생은 1994년 일본을 찾아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를 먼발치서 보고 울며 돌아갔고 그 이듬해 11월 베를린에서 영면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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