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이제 ‘국내 최고의 부자도시’가 아니다. ‘한국의 산업수도’도 아니다. 조선 등 주력산업 침체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여파로 수출과 개인소득이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울산의 수출은 2011년 지자체 최초로 1000억 달러(1015억 달러) 돌파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해 2016년에는 6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613억 달러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600억 달러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수출이 600억 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3대 주력산업 중 석유화학만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을 뿐 자동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노조 파업·미국시장 부진 등으로, 조선은 수주 감소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수출이 막히면서 위상도 추락했다. 줄곧 1위를 달리던 수출은 2013~2015년 경기도에 1위를 내줬다. 2016년에는 충남에 뒤져 3위로, 지난해에는 서울에 밀려 4위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이 차지하는 국내 수출 비중도 2014년까지 15% 이상이었으나 2016년 13.2%, 지난해에는 11%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부자도시 대열에서도 밀려났다.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018만 원으로 10년 만에 서울(2081만 원)에 1위를 내줬다. 개인소득 증가율은 0.5%로 전국 꼴찌였다.

울산의 실질경제성장률은 0.9%(전국 2.8%)로 16개 시·도 중 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주력인 제조업은 -1.7%로 뒷걸음질 쳤고, 기업 설비투자는 -13.5%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구 감소는 필연적이다. 지난해 말 울산의 인구는 116만5132명으로 1년 전 117만2304명보다 7172명 줄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증가했지만 2016년부터 2년 연속 줄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있는 동구의 경우 내국인 기준 인구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구의 인구는 16만9605명으로, 자치구로 출범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17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동구의 인구 감소는 주력인 조선업 불황과 맞닿아 있다. 불황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인구가 급격히 울산을 빠져나갔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