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춘, 최루탄 맞고 추락사
- 희생정신 기리는 ‘오월걸상’
- 서면 롯데백화점 인근에 설치
박종철 열사 사망 31주기를 맞은 14일 6월 민주항쟁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6월 민주항쟁을 이끈 부산의 황보영국·이태춘 열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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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롯데백화점 뒤 쌈지공원에 1987년 전두환 물러가라 외치며 분신자살한 황보영국 열사를 기념하는 ‘오월걸상’이 설치돼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지난달 28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본점(옛 부산상고 앞) 인근 쌈지공원에 ‘황보영국 열사 오월걸상(길이 150㎝, 높이 40㎝, 너비 45㎝)’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오월걸상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기억하고자 5·18기념재단과 오월걸상위원회가 주축이 돼 민주주의와 인권의 정신을 간직한 기념조형물을 전국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 설치됐다. 황보 열사 오월걸상을 설치하는 데 700만 원이 들었다.
5·18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황보 열사는 독재 타도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분신했던 우리 역사의 가슴 아픈 증인”이라고 말했다.
황보 열사는 태화고무에서 일했던 노동자로 1987년 5월 17일 ‘5·18 6주기’를 맞아 부산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가 옛 부산상고 앞에서 “독재 타도” “전두환은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분신한 뒤 5월 25일 새벽 숨졌다.
이태춘 열사 역시 부산의 또 다른 의인이다. 태광고무 노동자였던 그는 1987년 6월 18일 당시 약 30만 명이 운집했던 6월 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했다가 부산 동구 좌천동 고가도로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추락해 숨졌다. 당시 경찰은 이태춘 열사 사인을 단순 추락사로 발표했다가 1998년에서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했음을 인정했다.
이들은 박종철 이한열 열사처럼 대학생이 아닌 노동자였다.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차성환 소장은 “두 열사는 불의를 바로잡고자 자발적으로 정치투쟁에 나서 외롭게 싸우다 돌아가셨다”고 평가했다. 동아대 홍순권(사학과) 교수는 “부산은 민주화 운동을 이끈 중심지 였음에도 그 의미를 전파하지 못했다”며 “황보와 이 열사도 시민 의식에 스며들지 못한 채 소홀히 다뤄졌다. 이들의 정신을 되살릴 만한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