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시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우리나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는 성과를 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향한 첫발을 뗐다.

부산시는 한국전쟁 당시 1023일(1950년 8월 18일~10월 26일, 1951년 1월 4일~1953년 8월 14일) 동안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공공·국제협력을 보여주는 여러 유산이 최근 문화재청 세계유산 분과 심의를 통과해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 조건부 등재가 확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에 피란수도 부산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사업(문화재청 주관)으로 전환한다. 조건부를 달고 있으나 근대유산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12개(자연유산 1개 포함)와 세계유산 잠정목록 16개(자연유산 4개 포함)는 모두 조선 시대 이전의 유산이어서 첫 근대유산인 피란수도 부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잠정목록에 등재된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은 ▷경무대(현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부산시기념물 제53호) ▷임시중앙청(현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등록문화재 제359호) ▷국립중앙관상대(현 부산지방기상청, 부산시기념물 제51호)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현 근대역사관, 부산시기념물 제49호) ▷부산항 제1부두 ▷하야리아기지(현 부산시민공원) ▷유엔지상군사령부(현 워커하우스) ▷유엔묘지(현 유엔기념공원, 등록문화재 제359호) 등 8개다. 여기에 문화재청이 지적한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일본으로 소를 수출하던 기지) 복원 등 피란민 생활상을 반영하는 유산이 앞으로 추가된다.

시는 2021년 우선등재(잠정목록 중 최우선 순위로 선정), 202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