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골 줄며 낮엔 발길 한산
- 상인회는 ‘회장 해임안’ 내홍
- 매대 늘리는 중구와 충돌도
2013년 10월 전국 최초로 야시장을 개장한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은 전국적 명성을 얻어 일약 ‘스타 시장’으로 발돋움했다.하지만 개장한 지 4년이 지난 13일 오후에 찾은 시장은 한산했다. 오전 내내 영하권에 머물렀던 쌀쌀한 날씨 탓도 있지만, 4년 전만 해도 이곳은 다른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수입품과 골동품을 찾는 이들로 붐비는 거리였다.
“생선이나 채소를 팔던 60, 70대 상인이 껑충 뛴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많이 나갔어요. 우리 가게도 100만 원을 주던 월세가 200만 원으로 뛰어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이곳에서 잡화를 팔아온 한 상인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흥행보증수표였던 부평깡통시장이 임대료 상승과 상인회 파행 운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원조 상인 상당수는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시장을 떠났고, 본래 시장을 이용하던 단골고객은 번잡한 시장을 멀리했다.
이곳은 최근 밤에만 북적인다. 전날 오후 7시께 찾은 시장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겉보기엔 화려했다. 야시장 매대를 중심으로 한 ‘먹자골목’에서는 관광객이 음식을 들고 바삐 인증사진을 찍어댔다. 하지만 일반 점포는 대부분 셔터를 내렸다. 황재숙(여·55·부산 서구 서대신동) 씨는 “외지인을 위한 곳으로 변한 뒤로는 자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오르고 실속을 챙기지 못한 상인은 쫓겨나기 시작했다. 상인과 인근 부동산업자의 말을 종합하면 야시장 중심 구간의 점포 월세는 야시장 개장 전과 비교하면 최고 세 배 치솟았다. 면적 50㎡인 먹거리 점포의 월세는 13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올랐다. 상인회는 이런 임대료 상승 탓에 최근 4년간 기존 점포가 30% 넘게 물갈이된 것으로 분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역대 상인회장의 비위와 관련 의혹은 상인의 단합을 저해해 시장의 발전 동력을 떨어뜨렸다. 상인들은 지난 8일 긴급총회를 열어 김모(58) 현 상인회장의 해임안을 결의했다. 일부 상인은 지난 4월 취임한 김 회장이 주차장 운영수익과 상인회 정관, 회원 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등 독단적으로 상인회를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예정된 상인회장 해임안 투표를 하루 앞두고 김 회장은 “일부 상인의 주장은 음해다. 투표 장소인 상인회 고객 쉼터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해임이 결정되면 매대를 18곳 추가해 야시장 구간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