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개최 비난해소·개혁 일환
- 재미·감동 테마 공연예술축제로

경남 거창군은 올여름 처음 연 ‘거창한 여름연극제’의 명칭을 ‘거창썸머페스티벌’로 변경해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거창썸머페스티벌은 기존 대사 위주의 연극에서 벗어나 뮤지컬 음악 가족극 2인극 등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춘 종합공연예술축제로 꾸민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를 위해 인기 있는 뮤지컬 작품과 배우를 섭외하고, 군민과 피서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군이 이같이 명칭을 변경한 것은 연극제 이중 개최라는 비난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민간단체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와 거창군이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7월 ‘거창국제연극제’와 ‘거창한 여름연극제’가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열리면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진흥회는 거창국제연극제를 계속 개최하기로 해 갈등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에서 지난 29년간 운영해왔다.

두 연극제가 동시에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진흥회 운영을 놓고 구성원 간 내홍과 예산 사용의 투명성 등의 문제가 불거져 2015년 거창군의회가 국제연극제를 군이 운영한다는 조건을 붙여 예산을 승인한 게 단초가 됐다. 이에 군은 연극제를 직접 개최하겠다고 나서 진흥회와 이견을 조율했지만 무산되자 진흥회에 주던 8억2000만 원의 예산을 중단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 때문에 진흥회는 지난해와 올해 자체 모금한 기금으로 연극제를 치렀다.

거창군도 지난 2월 거창문화재단을 출범시켜 올해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키로 했다. 이에 진흥회는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며 군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서 군이 패소하면서 ‘거창한 여름연극제’로 행사를 치렀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