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 부담 줄일 실질적 정책을
- 일·가정양립센터 등 기관 설립에 집중
- 하원·직장 퇴근시간 공백 문제 메울
- 더불어 보육 등 섬세한 지원책 부족
# 주거문제로 저출산 극복 ‘긍정’
- 특별공급 비율 의무화·분양가 인하
- 민간 주택업체와 협의… 실효성 과제
부산시가 27일 발표한 출산장려 대책 ‘아이·맘 부산 플랜’은 5개년 종합대책이라 할 만큼 다양한 분야, 여러 지원책을 모아놨다.
시는 임신부터 출산까지를 지원하는 ‘아가·맘 원스톱 센터’를 설립하고, 현재 8개소인 육아종합지원센터를 14개소로 확충한다. 전국 처음으로 일·가정 양립 지원센터를 만들며, 이를 위해 ‘일·가정 양립 지원 조례’를 내년 상반기 제정한다. 직장어린이집은 10곳이 추가돼 79곳으로 늘어난다. 시는 여러 차례의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젊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이 같은 대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돈을 주거나 센터나 기관 등을 설립하는 ‘손쉬운’ 지원이 집중된 점에 ‘백화점식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육아 부담 줄일 대책 안 보여
시는 1.1명 수준인 합계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첫째나 셋째보다는 ‘하나 더 낳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둘째 자녀 출산을 유도하는 시책 발굴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 둘째 자녀를 고민하는 가정의 걱정은 경제적인 문제와 보육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보육 및 돌봄에 있어 좀 더 섬세한 지원책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번 종합대책에는 육아도우미 육성이나 가정도우미 지원 등 실질적으로 육아와 교육, 집안일을 도와주고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이 빠져 있다. 실제 젊은 엄마들은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양육, 집안일 부담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 살 아들을 키우는 직장맘 최성진(33) 씨는 “일하랴, 아이 키우랴, 집안 살림 하랴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인 부담이 커 둘째는 엄두도 못 낸다”며 “돈 몇 푼 쥐여주고 고생은 그대로 하라는 말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둘째 자녀 이상 출산지원금 50만 원으로 상향, 둘째 자녀 이상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20만 원 지급 등 ‘찔끔 지원’이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아이돌봄 서비스 공급 확대 없어
육아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아이돌봄 서비스’는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시간부터 부모가 퇴근하는 시간인 오후 3~7시에 아이돌보미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마다 이 시간대 아이돌보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가정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직장맘인 김수인(38) 씨는 “복직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베이비시터만 현재 네 명째다. 아이돌보미를 신청하려 했지만 대기 가정만 9곳에 이른다고 해서 포기하고 민간 베이비시터를 고용했다”며 “충분한 인력풀이 있어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데 지금은 관계 기관이 아이돌보미 구하기에만 매달리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주택 대책 논란의 여지
젊은 층의 주거난 해결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나, 청년층 지원분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행복주택과 드림아파트 등 공공 임대주택 2만7500호를 다자녀가구와 신혼부부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애초 행복주택 등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산업단지 근로자 등과 같은 높은 주거비용에 허덕이는 청년층에게 지원하려고 도입됐다는 점에서 다자녀가구 공급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민간주택의 경우 다자녀가구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각각 15%, 10%로 올리고 이를 의무화한다. 다자녀가구·신혼부부 특별공급 땐 분양가도 5% 인하해준다. 시는 용적률 상향(5%) 조정을 통해 주택업체에 손실분을 보전해준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민간 주택업체와 협의는 끝나지 않았다. 시 김형찬 창조도시국장은 “특별공급 의무화와 분양가 인하 건은 업체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용적률 상향으로 어느 정도 보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려는 취지를 강조하면서 민간업체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선정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