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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지반·사질층 많은 부산, 액상화 지진땐 치명적”

지진전문가 부산대 손문 교수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7-11-21 20:26:06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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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5.4였던 포항 지진
- 연약 지반 때문에 증폭


- 부산도 내진보강 우선순위 필요
- 시 주도로 위험도 지도 만들어야
- 집값 떨어질까 망설이면 안돼

“포항 지진 피해가 큰 이유는 연약 지반에 의해 지진파가 증폭하고, 이후 액상화로 지반이 약화된 탓입니다. 저는 한반도가 지금 지진 활성화의 초창기라고 봅니다. 부산은 특히 연약지반과 사질층이 많아 정확한 지반 조사와 액상화 지도 제작이 시급합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부산지역 연약지반 및 액상화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손 교수는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에서 액상화 문제(본지 지난 18일 자 1면 등 보도)를 국내에서 처음 제기한 학자다. 손 교수를 21일 부산대 연구실에서 만나 액상화 현상과 대책을 질문했다.

손 교수는 “연구팀이 포항 지진 액상화 문제를 처음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앙 주변에서 모래 분출구를 처음 봤을 때 액상화임을 알아차렸다. 손 교수는 “모래 분출구는 액상화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지질을 조금만 공부한 사람이면 다 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액상화가 세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고 밝혔다. 규모 6.0 이상의 지진, 지하수 수위가 높을 때, 사질층 지반이 그 세 조건이다. 손 교수는 “규모 5.4의 포항 지진에서 액상화가 발생한 것은 지하 9㎞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연약 지반을 통과하면서 규모 6.0 이상으로 증폭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커진 지진파가 지하 20m 지점부터 지하수와 사질층을 통과하며 액상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장에서 확보한 생생한 주민의 증언도 덧붙였다. 손 교수는 “진앙 인근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1m 이상의 흙탕물이 솟구치는 것을 봤다. 흙이 너무 많이 나와 해병대 대민 지원 병력 20여 명이 와서 흙을 함께 치웠다. ‘흙의 양이 덤프트럭 2대였다’는 증언도 있다”고 소개했다.

손 교수는 20년 넘게 경북 포항·경주·울산 지역 지반을 연구해왔다. 1963년 부산에서 태어난 손 교수는 부산대 지질학과에 입학한 후 대학원에서 포항 경주 울산 지역의 지반을 연구한 내용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3000만 년 전 한반도는 일본과 붙어 있었다. 1000만 년 전 이것이 분리됐고, 그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 포항 경주 울산 지역”이라며 “이 지역은 한반도에서 단층 운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손 교수는 백악기 시대 다대포 지역의 액상화와 관련된 논문을 각각 지난해와 지난 5월 곤드와나 리서치와 JGR에 발표했다.

손 교수는 부산시가 주도적으로 촘촘한 연약 지반 및 액상화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액상화나 연약 지반 조사는 보강이 시급한 곳을 알려주고,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예를 들어 A 지역의 액상화 지수가 나쁘게 나왔다면 그 지역의 학교가 가장 우선적으로 내진 보강이 돼야 큰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액상화 지수나 지반 위험도 조사와 발표를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망설이면 안 된다. 안전과 생명이 우선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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