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밤 11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A(47) 씨는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여행 온 지인과 함께 한 먹장어집 노천 테이블에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빰빰빠, 쿵작쿵작!’ 해변을 지나가는 고급 승용차 선루프에서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A 씨 등 뒤로 계속되던 음악은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조용히 술을 마시고 싶었던 A 씨의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부릉부릉!’ 굉음을 내는 엔진 소리에 A 씨의 분노가 폭발했다. A 씨는 뒤돌아 들고있던 소주잔을 차량을 향해 집어던졌다. 날아간 소주잔은 차량 운전석 유리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유리창은 흠집이 났다. 문제는 그 차가 5억 원 상당의 페라리였다는 점이다.
페라리 운전자 B(47) 씨는 그 즉시 차에서 내려 범인을 찾으려다 실패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그 광경을 모른 척하다 일행과 함께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B 씨는 블랙박스를 토대로 A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의심했다. 그러나 경찰은 식당 CCTV를 토대로 A 씨가 소주잔을 던지는 모습을 포착했다. 결국 카드 명세서를 확인해 A 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경찰은 A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구입한 페라리는 운전석 유리 교환비만 2000만 원에 달한다”며 “형사 처벌과는 별도로 B 씨와 합의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이나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