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복지 마피아’가 득세한다는 지적(본지 지난해 1월 19일 자 1·3면 등 보도)에 부산시가 출신 공무원의 복지시설 채용을 제한하는 지침까지 세웠지만 다시 복지 마피아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부산 모시니어클럽 시설장에 부산시 4급 서기관 출신 공무원 A씨가 채용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A 씨는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으나 사회복지 관련 업무는 노인복지 부서에서 10개월가량 근무한 게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씨는 2015년 말 20년 경력의 베테랑인 기존 시설장을 밀어내고 이 자리에 앉으려다 복지 마피아 사례로 소개돼 취임에 실패했다. 당시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법인의 다른 자리에서 약 2년간 일하다 이번에 다시 시설장으로 온 것으로 전해졌다.
16개 구·군에 하나씩 있는 시니어클럽은 부산시 지정 노인일자리 전담 기관으로 지역별로 한 해 2억6000만 원(시비 85%·구비 15%)의 예산을 지원받는 사회복지기관이다. 시가 사회복지법인을 전담기관으로 지정하면 해당 구가 이 법인과 위탁계약을 맺어 사업을 벌인다.
이에 앞선 지난 4일에는 부산광역자활센터의 신임 센터장에 정년을 2년 앞둔 4급 서기관 출신 공무원 B 씨가 임명됐다. B 씨는 시청 내 출산보육 부서에서 2년 정도 근무하고 사회복지 사이버강좌 30시간을 이수한 뒤 이 자리에 앉았다.
‘복지 마피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지역 자활센터가 신임 광역자활센터장을 보이콧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광역자활센터는 16개 구·군의 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 활동을 벌이는 기관이다.
시는 아직도 B 씨 임명과 관련해 “광역자활센터는 사회복지시설이 아니다. 법률·절차상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부산사회복지연대는 보건복지부에 해당 시설의 성격을 물었더니 “‘광역자활센터는 예산지원 및 관리 문제로 인해 사회복지시설에 미포함된 것이며 상위법으로 봤을 때 사회복지시설이 맞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복지 마피아 근절을 위해 시가 내부 지침을 마련하고 관련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한 지가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복지 마피아가 슬금슬금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