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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들어온 줄도 몰랐다” 침통한 부산지검

부산지검장 압수수색·소환 조사- 배경·검찰 분위기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7-10-27 21:58:0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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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수수색 직후 ‘피의자’ 명시
- 검찰 수뇌부 고강도 수사 의지
- 문무일 총장 대검 국감서
- “참담 … 지위 막론 엄정 수사”

검찰이 2013년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장호중(50·사법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과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 3명을 27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국정원 적폐 수사’가 검찰 내부를 겨냥하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받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엄정한 수사를 선언한 가운데 검찰 수사팀은 현직 지검장의 집무실까지 압수수색하면서 고강도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무엇보다 이날 대검찰청의 국정감사에 앞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사건을 엄벌하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현직 지검장 집무실 압수수색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부산지방검찰청사.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 檢 “누구라도 수사…성역 없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제 식구’ 3명의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자택과 관사까지 압수수색 대상지도 예외가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수사 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시킨 혐의 등으로 장 지검장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인 이날 오후 장 지검장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정원을 향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현직 검찰 간부들에게는 더 엄정할 수밖에 없어 구속영장 청구 등 고강도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1999년 진형구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과 관련해 대검 공안부장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지만 진 전 검사장은 이미 퇴직한 후였다. 가장 최근에 현직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는 넥슨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이 있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기소된 것은 1948년 검찰 수립 이후 최초였다. 하지만 현직 지검장의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에서는 진형구 전 공안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면 사표를 낸 뒤 조사를 받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장 지검장이 검찰 소환에 앞서 거취와 관련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 부산지검 충격…검찰총장 “참담”

부산지검은 전날 장 지검장의 연루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발칵 뒤집힌 데 이어 이날 사상 초유로 현직 지검장의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부산지검장실을 압수수색하겠다고 부산지검 고위 관계자들에게 영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지검장실에서 3시간가량 압수수색했지만 정작 부산지검 검사나 직원들은 한동안 압수수색 사실을 모르고 근무하다가 보도를 접한 뒤 충격에 휩싸였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검찰청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이 열렸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검사들이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더 사나운 호랑이가 돼 버린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파견검사가 (국정원에서) 감찰실장을 맡아 (수사 방해) 작전을 짜고 지휘를 하고 이런 못된 짓 하는 것을 (현 수사팀으로부터) 보고받았느냐”고 캐물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문 총장은 “수사 중인 검사들은 과거의 잘못된 일들이 장래 우리나라에서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으로 안다”며 “몇 년간 겪은 일을 돌이켜보면 후배 검사들은 법을 어기면 결국 다 드러난다는 점을 유념할 것으로 생각하고, 저 또한 엄중히 집행하겠다”고 답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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