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면 위험성 경고 캠페인 결의

한일 석면 피해자들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양국 피해자들은 여전히 석면이 건축자재로 쓰이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석면 위험성을 경고하는 활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18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관에서 일본 석면피해자를 다룬 영화 ‘센난석면피해소송’의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재일한국인 석면피해자인 마츠시마 카나 씨를 비롯해 일본인 7명은 18일 국내 석면 피해자들과 함께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에서 ‘센난석면피해소송’을 함께 관람했다.

하라 카즈오 감독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재일동포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해 10여 년의 투쟁 끝에 승소한 과정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215분이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제일화학공장 근처에 살았던 석면피해자 박영구 씨와 환경보건시민센터 백도명 서울대 교수도 국내 측 대표로서 영화를 관람했다. 이어 상영관에서 30여 분 동안 하라 카즈오 감독과 대화를 했다. 또 부산진구 한국노동보건연구소를 찾아 석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정보를 공유했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 이숙견 위원은 “일본 참가단은 석면 방직공장이 밀집해 피해자가 많은 부산과 석면 광산이 있는 충북 피해자의 사례를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며 “한일 피해자들은 석면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석면 추방 캠페인을 함께 벌이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일 석면 피해자들은 국내 석면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2008년 무렵부터 서너 차례 만나 소통의 장을 가져왔다. 한국의 석면공장은 일본 석면공장과 뿌리가 같다.

부산에는 2009년 석면 사용이 금지될 때까지 50여 년간 수십여 개의 석면공장이 가동됐다. 이 중 상당수는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석면공장이 부산으로 이전해온 공해 수출기업이었다.

영화 속에 다뤄진 ‘석면마을’ 오사카 센난에서도 10여 개의 석면 방직공장이 부산과 경남으로 옮겨왔다.

센난은 메이지시대 이후 100년 동안 석면 원료에 솜을 섞어 석면사나 석면포를 만드는 일본 최대 석면방직업 집적지였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센난석면피해소송’은 20일 오후 4시30분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2관에서 마지막 상영이 이뤄진다.

이 영화는 지난 11일 일본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에 해당하는 ‘시민상’을 받았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