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운동부족 등 이유로 꼽혀

부산은 결핵 신환자 발생률이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1위다. 상대적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원도심에서 신환자가 많은 경향을 보였다. 만약 원도심의 연령대별 인구 비율을 부산 평균과 같다고 가정하는 ‘연령 표준화’를 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원도심의 결핵 신환자가 줄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핵 발생에 미치는 요인이 인구 구조말고도 다양하다는 의미다.
부산시 감염병관리지원단은 16개 구·군별 결핵 발생 특성을 분석한 ‘2016년 부산시 결핵신고 현황연보’(결핵연보)를 9일 발간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시·도의 결핵 특성을 분석해 매년 발표하는 결핵연보 외에 광역단체가 지역 맞춤형 연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결핵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10만 명 중 64.1명의 결핵 신환자가 나왔다. 구·군별로 동구가 10만 명당 106.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서구(98.2) 중구(86.0) 영도구(85.9) 사상구(80.7명)가 이었다. 수영구(50.1명)와 해운대구(52.3명)는 신환자 발생이 적었다.

얼핏 보면 노인 인구비율이 높은 원도심의 결핵 발생률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연구진이 기초단체별 인구 구조(5세 단위)를 부산 평균과 같게 조정하는 ‘연령 표준화’를 해도 원도심의 결핵 환자는 줄지 않았다. 연령 표준화를 거쳐도 결핵 신환자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동구(90.9명)였다. 그 뒤를 서구(88.1) 사상구(82.4) 중구(78.7) 영도구(77.4명)가 이었다.

노인 인구와 결핵 발생률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가정이 성립하려면 원도심의 노인 인구를 부산 평균으로 낮추면 결핵률도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연령 표준화를 해도 원도심의 신환자 발생은 여전히 상위권이었다. 결국 원도심에서는 노인뿐만 아니라 2030세대도 해운대·수영구에 사는 또래보다 결핵에 많이 걸리고 있다는 의미다.

부산시 감염병관리단 손현진 부단장은 “소득·주거·생활환경을 비롯해 원도심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결핵을 비롯해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인구가 많은 것”이라며 “우선 스포츠 복지를 통해 일상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