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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없는 교육당국, 최저임금 인상분 삭감 시도

학교비정규직 반발 내달 총파업 예고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17-09-28 22:56:2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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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통상임금 산정시간 축소안 파장
- 소정근로 243→209시간 축소 땐
- 월급여 최저임금 인상효과 사라져
- “필요따라 산정원칙 고무줄 적용”
- 정부 “비정상적인 것 바로잡는 과정”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행에 따른 후폭풍이 교육계를 강타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 완화책으로 통상임금 산정시간 축소 방안을 내놓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한다”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9만 명에 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교육당국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달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단교섭 타결 촉구 및 총파업 경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와 교육당국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의 쟁점은 ‘근속수당 도입’과 ‘통상임금 산정기준시간 조정’이다. 연대회의는 4년 차에 5만 원을 기준으로 매년 2만 원이 인상(상한액 35만 원)되는 장기근무가산금을 근속수당으로 바꿔 상한액을 없애고 2년 차부터 매년 3만 원씩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달리 교육당국은 내년 통상임금 산정기준시간(=월 소정근로시간)을 현행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여야 근속수당 도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최저임금 올라도 효과는 없어”

통상임금 산정기준이 달라지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불리해진다. 취재진은 학교비정규직 대부분 직종에 적용되는 ‘교육실무직 나급’ 임금체계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부산 1만여 명의 학교비정규직 가운데 교육실무직 나급은 93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교육실무직의 월 소정 근무시간은 243시간이다. 월~금요일 8시간씩 근무한 40시간과 토.일 유급휴일(각각 8시간) 16시간을 더해 한 달 평균 4.35주를 곱한 값이다. 이는 2014년 학교 비정규직 임금체계가 일급제에서 월급제로 바뀔 때 결정됐다. 당시 최저임금은 5210원으로, 월 243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면 최저월급은 126만6030원이다. 당시 기본급은 최저월급을 초과하는 144만6920원이었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43시간 기준 내년 최저월급은 182만9790원이다. 반면 내년 교육실무직의 예상 기본급(3.5% 인상 기준)은 165만7130원으로, 최저월급보다 오히려 적어진다. 각종 수당을 보태도 최저월급에 미달하는 17만2660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최저임금 보존수당까지 줘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월 소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줄이면 내년 최저월급은 157만3770원이다. 이렇게 되면 기본급이 최저월급보다 많아져, 교육당국이 최저임금 인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209시간제 기준으로 하면 내년도 교육실무직이 받아야 하는 최저월급은 243시간제보다 25만6020원 적어진다. 월 소정시간이 줄어들면 최저임금이 올라도 올해 최저월급 157만2210원보다 고작 1560원 많아지는 셈이다. 연대회의가 “교육당국이 앞장서서 최저임금 무력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축소

일부에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축소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시교육청 측은 “각종 수당이 추가되므로 최저월급만 두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 역시 월 소정시간을 209시간으로 적용하고 있다. 임금을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비정상적인 부분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월 소정시간이 줄면 시간당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는 휴일.연장.연차미사용 수당 지급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시간당 통상임금은 통상임금을 월소정시간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월 소정근무시간이 작을수록 시간당 통상임금 값이 커지는 까닭이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 가운데 수당이 많은 초과.연장 근무를 자주 하는 직종은 드물다. 14년 차 교무실무원 A 씨의 지난 4월 급여명세서를 보면 시간외 근무수당은 3만5080원이었다. 이때 말고는 시간 외 근무수당이 발생하지 않았다. 교육실무직 임금체계 적용 직종 중 하루 2, 3차례 식사를 준비하는 고교 급식실 조리원을 빼면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는 직종은 거의 없다.

이기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 정책국장은 “최저임금이 낮았던 2014년에는 수당 지급액을 줄이려고 교육당국이 243시간제를 관철시켰다. 그런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이 부담되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 놓고 교육당국이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최저임금과 교육실무직 나급 임금 비교

연도

최저시급

최저월급(243시간  ▶▶ 209시간)

기본급

2014년

5210원

126만6030  ▶▶108만8890원

144만6920원

2015년

5580원

135만5940  ▶▶116만6220원

150만1900원

2016년

6030원

146만5290  ▶▶126만270원

154만6950원

2017년

6470원

157만2210  ▶▶135만2230원

160만1090원

2018년
(3.5% 인상 가정)

7530원

182만9790  ▶▶157만3770원

165만71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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