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넝쿨에 가려 장기간 방치된 부산 동아대 ‘6월민주 항쟁도’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벽화의 사료적 가치가 높은 만큼 대학당국이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88년 6월 부산 동아대에 그려진 6월민주항쟁도의 모습. 국제신문 DB

전국 68개 대학 민주동문회와 부산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6월항쟁도 벽화복원 사업추진위원회’는 27일 부산 중구 가톨릭센터에서 ‘6월항쟁도 벽화복원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1988년 6월항쟁도 제작 당시 참여했던 박경효 씨를 비롯해 최근 ‘광주민주항쟁도’ 벽화를 복원한 전남대 민주동문회 관계자,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이택광 문화평론가 등이 6월항쟁도 복원의 방향 등에 관해 토론했다.

전문가들은 6월항쟁도가 당장 복원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효(50) 씨는 “6월민주항쟁만을 그린 벽화는 전국 대학 중 동아대가 유일하다”며 “민주화를 열망한 학우와 시민들의 숭고한 뜻이 담긴 벽화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민주화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도 “2007년 철거될 위기에서 미술계가 벽화를 지켜낸 것은 작품의 가치뿐 아니라 미술사료적 가치도 높았기 때문”이라며 “6월항쟁도는 한국 현실주의 벽화운동의 미학적 정체성을 오롯이 이어받은 유일한 작품이자 공공미술의 미학적 토대가 되는 작품이다. 복원을 통해 그 의미와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6월항쟁도 벽화복원 사업추진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동아대 총장 면담과 교내 문화제 개최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학교 측과 벽화 복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