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4년7개월 만에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11명을 고소·고발하자 ‘민간인 댓글부대’ 수사를 맡은 공안2부에 20일 사건을 배당했다.
박 시장은 전날 이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서울시와 함께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이명박 정부 시절 원 전 원장이 박 시장을 비판하기 위한 ‘박원순 제압 문건’을 만들고 각종 온·오프라인 공격을 벌였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따른 조처다. 적폐청산 TF는 또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수시로 좌편향 인사의 실태 파악을 지시하자 국정원이 ‘VIP(대통령) 일일보고’ ‘BH(청와대) 요청자료’ 형태로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검찰은 2013년 당시 민주통합당과 시민사회가 ‘박원순 제압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을 고발하자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4년여 만에 재수사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들 역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고발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이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당시 청와대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