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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 현장을 가다 <3> 북유럽 혁신교육 탐방-덴마크

1년간 인생 설계할 시간·공간인 ‘애프터스쿨’ 보장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7-09-14 18:42:15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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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스테드시 ‘스코보 애프터스쿨’

- 공립기초학교 과정 9년 졸업 후
- 일반고교나 직업학교 진학 전
- 선택 가능한 기숙형 자유학교
- 예체능 교육·팀프로젝트 등 가져

# 코펜하겐 ‘헬레럽 스쿨’

- 5~7학년 20여 명이 한 팀 돼
- 시청각실·강당·도서관서 수업
- 숙제·시험 없고 집에선 읽기 강조
- 3층 건물 중앙에 원형광장 마련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 ‘진로교육 집중학기제’ 시범 사업에 대한 현장의 호응이 높다.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에서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유럽의 학교들도 학생들에게 자아 성찰과 진로를 탐색할 시간과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스코버 애프터스쿨 학생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 청소, 급식 만들기 등에도 참여한다. 학생들이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든 뒤 청소를 하고 있다. 정홍주 기자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은 공립기초학교(초·중학교) 9년 과정을 졸업하고 고교로 진학하기 전에 거치는 1년 과정의 기숙형 자유학교다. 교육과정은 주로 음악 미술 체육과 단체 활동으로 구성된다. 애프터스쿨은 공부 부담 없이 자신의 재능을 찾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고민할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1974년 도입됐다.

■“고교 입학 전에 내 적성 찾아요”

   
헬레럽 스쿨의 내부 모습.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약 60㎞ 정도 떨어진 링스테드시에 있는 스코보 애프터스쿨(Skovbo Efterskole)에 다니는 크리스티앙(15) 군은 학교의 비전이 좋아서 입학했다. “학교는 ‘공장’이 아니라 ‘정원’ 같은 곳이어야 한다고 교장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여기서 함께 자고 공부하며 가족이 돼요.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관계를 맺는거죠. 중요한 것은 뭔가를 배우는 것이지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애프터스쿨에 입학한 크리스티앙은 매주 목요일 오후 학생 15명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크리스티앙이 하고 있는 인디아 프로젝트는 5개월 동안 인도의 생활·문화를 조사한 뒤 수도 뉴델리에 직접 가서 봉사활동과 문화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향후 진로도 생각한다.

이곳 학생들은 수학과 같은 일반 교과목뿐 아니라 국제사회·정치·문화 심화 수업에도 참여한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12시까지 전교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집중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포츠·미디어·연극·음악으로 나눠 총 4개 트랙이 운영된다. 크리스티앙은 축구팀에 가입돼 있다.

크리스티앙은 “매주 수요일에는 삶에 대해 학습을 하는 ‘소셜 스터디’시간을 갖는다. 크리스마스에 기부금 모으기, 덴마크 의회 방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달리기 대회 등 한 사회 시민으로서 실천적인 부분을 공부한다”며 “이곳에 온 뒤로 소극적인 성격도 활발하게 변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애프터스쿨에서는 1년 단위로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학생 수는 학교마다 최소 25명에서 500명까지 다양하다. 덴마크 전체 250곳에 2만8500명이 재학하고 있다. 기숙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는 대부분 일상을 함께하며 다양한 배움을 나눈다. 앨런 교사는 “애프터스쿨에서 교사는 교사일 뿐 아니라 심리학자, 사회복지사인 동시에 학생들의 친구”라고 소개했다.

■‘교실 없는 학교’에서 협동심 길러

지난 6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헬레럽 스쿨(공립 기초학교). 5~7학년 학생 20여 명이 함께 목공 수업을 듣고 있다. 3개 학년이 한 팀이 돼 90분 수업을 하고 30분 휴식 시간을 갖는다. 특징적인 것은 학교 어느 곳에도 사방이 막힌 교실이 없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곳곳에 있는 원형 소파나 시청각실·강당·목공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애나 교사는 “열린 공간 속에 소강당이나 도서관 같은 작은 공간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학생·교사는 이곳에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 수업을 듣는 공간이 달라지니 학생들의 스킨십도 활발해지고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는 학교에서만 보게 한다. 숙제는 없다. 오후 2시에 하교하면 부모와 시간을 보내라고 교육한다. 부모님에게는 읽기 교육만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헬레럽 스쿨은 15년 전 ‘새로운 교육에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는 기치 아래 건축가 교사 학부모가 ‘학교 만들기’에 참여해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3층짜리 건물 중앙에는 원형 광장이 있다.

헬레럽 스쿨도 덴마크 교육의 특징인 자유와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 바탕에는 협동의 정신이 있다. 학교는 중학교 과정을 포함해 9학년이다. 7학년까지는 점수를 매기는 시험도 없다.

안승문 서울시청 교육자문관은 “덴마크에서는 ‘교육을 받는 것은 의무이지만 학교에 가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는 말처럼 전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면서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공통적인 교육기반은 민주시민교육이다. 학교는 사회에 도움이 되고 책임감 있는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코펜하겐(덴마크)=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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