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장비의 납품 원가를 부풀려 조작한 혐의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임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KAI 방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사문서위조·방위사업법 위반 혐의로 KAI 현직 본부장 B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 씨는 T-50 고등훈련기를 비롯한 군수 장비의 전장계통 부품 원가를 100억 원대가량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KAI는 똑같은 부품을 협력업체에서 납품받으면서 수출용 제품에는 원가를 낮게 책정하고 방위사업청 납품용에는 원가를 수십 퍼센트 높게 책정해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B 본부장은 부품 견적서를 위조해 원가를 부풀린 흔적을 지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하성용 전 대표 시절에 최대 수천억 원대 규모의 분식회계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군수 장비 부품은 통상 시장가격을 산출하기 어려워서 납품계약을 체결할 때 전체 원가를 산출한 뒤 적정 이윤을 가산해 가격을 체결하는 ‘원가보상계약’ 방식을 취한다. 원가를 부풀리면 일정 비율로 붙는 이윤도 따라 커지는 구조다. 검찰은 부풀린 원가만큼 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취했거나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