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척산 주변 터 잡은 6명 작가
- 낙동강레일파크 유명해지면서
- 즐길거리 확대 위해 조합 결성
- 김해 찻사발 재현하는 지암요
- 종이탈 만들 수 있는 가야탈공방
- 장군차 딸 수 있는 선곡다원 등
- 다양한 체험 가능해 탐방객 몰려
경남 김해시 생림면은 앞으로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도도히 흐르고, 뒤로는 김해의 진산인 무척산이 장승처럼 버티고 선 ‘멋스러움과 전통’을 갖춘 곳이다. 굳이 풍수지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런 품격 있는 고장에는 으레 짙은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은은하게 흐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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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곡다원에 조성된 장군차밭에서 방문객들이 찻잎을 따는 체험을 하고 있다. |
지역 곳곳에 흩어져 지역의 흙으로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굽고 지천으로 자라는 박을 이용한 공예와 무척산 자락에 자라는 장군차 잎을 따 수제 녹차를 만들기도 한다. 낙동강 변에서 수면을 박차고 오르는 청둥오리 형상은 어느덧 한 장인의 손에서 솟대로 태어나기도 한다.
2015년 10월 계곡과 하천, 들녘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던 예인들이 모여 무척산공예협동조합이 탄생했다. 현재 6명인 조합 소속 예인들은 체험객들에게 힐링과 품격이라는 잊지 못할 선물을 주고 있다.
■예술인들의 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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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현 선생이 박으로 손수 만든 김해가락오광대 탈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
이 조합이 탄생한 계기는 2015년 초순 마을 인근에 폐지된 경선선로에 놀이 시설이자 명소인 낙동강레일파크가 들어선 것과 무관치 않다.
한적한 시골 마을 철길에 바이크가 달리고 인근 폐터널에 지역 특산품인 산딸기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동굴이 들어서면서 자연적으로 이 조합이 문을 열게 됐다.
낙동강레일파크를 찾은 사람들에게 볼거리, 체험 거리를 확대하고 작가들에게 생업에 도움을 주자를 취지에서 결성된 것이다. 레일바이크 반경 3~5㎞ 거리에 자리 잡은 공방에는 사시사철 탐방객들이 몰리고 있다.
도자기 명인인 안홍관 선생이 문을 연 지암요는 분청자기와 김해 찻사발을 재현하는 곳이다. 1980년 무형문화재 13호인 김윤태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안 선생은 김해를 대표하는 도자기 명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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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현 선생이 만든 말뚝이탈. |
자동차로 다시 10분여를 달리면 가야탈을 재현하는 김해가락오광대 탈 전승관에 도착하게 된다. 2014년 행정자치부로부터 대한민국 향토명품장인 인증을 받은 조지현 선생이 김해 오광대 탈을 제작하는 곳이다. 선생이 기른 박을 활용한 오광대 탈과 미니 탈, 다양한 공예 소품이 제작되고 있다.
김해시 지정 장군차 시범농장인 선곡다원을 운영하는 박두희 선생은 손수 야생 녹차와 청차, 산뽕잎차, 구찌뽕잎차를 만드는 명인이다.
낙동강 변에서 고목 공방을 운영하는 김준길 선생은 청둥오리를 모티브로 한 목공예인 솟대를 제작하고 있다.
협동조합 소속은 아니지만 생림면에는 옻칠을 전문하는 순수공예삼보, 국악을 가르치는 무척풍류국악원, 철공예인 운틴가마, 농촌체험 공간인 무척산관광예술원, 문화공연장인 도요창작스튜디오 등이 있다.
■공방마다 각양각색 체험과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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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곡다원에서 볶은 찻잎을 손으로 비비는 과정을 체험 중인 탐방객들. |
이처럼 성격이 다양한 공방이 몰려 있어 체험거리가 풍부하고 감동과 기쁨도 배가 된다.
지암요에서는 도자기 만들기(성형) 체험을 할 수 있고 차 마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일반 탐방객뿐 아니라 일본 도예가들도 이곳을 들릴 정도로 명소다. 체험에는 어른 3만 원, 아동 2만 원이 든다.
가야탈공방에서는 종이를 활용한 탈 만들기인 ‘페이퍼 토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조지현 선생은 김해시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 만들기 체험을 하는 등 재능기부로도 유명하다. 체험료는 9000~5만 원까지 다양하다.
깎아지른 산악 지형에 구불구불한 차밭이 들어선 선곡다원에서는 장군차 찻잎 따기부터 볶고, 비비고, 건조하는 등 완성차를 만드는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즐길 수 있다. 박 선생이 18년 전 이곳에서 직접 장군차를 심고 가꿔왔으며 유기농 퇴비로 키워낸 결과 차밭에는 벌레, 벌, 지네, 장수풍뎅이 등 곤충들이 지천에 널려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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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암요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 무척산공예협동조합 제공 |
박 선생은 “여기는 젊은 시절 나의 모든 것을 바친 곳이다. 봄밤에 이곳에 오면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까지 감상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1999년 첫 장군차 재배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체험을 위해서는 1인당 2만~2만5000원의 체험비가 필요하다.
김준길 선생이 운영하는 고목 공방은 낙동강레일바이크 철로가 지나가는 바로 아래에 있다. 40년 동안 공예 외길을 걸어온 김 선생은 솟대는 물론 찻상 등 고목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품을 만들고 있다. 자동차나 대형 버스로 공방까지 쉽게 드나들 수 있어 레일바이크도 타고 지역 예술혼까지 덤으로 느끼고 싶은 탐방객들에게 제격이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